"남편이 자다가 숨을 안 쉬어요"…노화의 이유 이거였어? [건강!톡]

'꿀잠' 방해하는 불청객
방치하면 위험한 수면무호흡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희 남편은 잘 때 집안이 떠나갈 듯 '드르렁' 하고 코를 골다가 갑자기 '컥'하며 숨을 멈추는 일이 종종 있어요. 그럴 때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무서워서 가만히 숨소리를 듣게 돼요. 심한 코골이 같은데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50대 여성 A 씨는 배우자의 심한 코골이가 걱정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남편 또한 코를 심하게 곤 날엔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코골이는 사람이 자는 동안 힘이 빠지면서 기도가 좁아지는데 이때 공기가 통과하면서 주변에 진동을 일으켜 소음이 나는 현상을 말한다. 성인의 45%는 때때로 코를 골며 25%는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고 알려졌다.

코골이는 비만한 성인 남자, 특히 턱이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져 뒤쪽 입천장과 인두 사이가 좁아서 호흡할 때 생기는 공기 흐름에 의해 주위 점막이 쉽게 떨리기 때문이다.

코골이 환자의 대다수가 수면무호흡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를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남성의 절반 이상은 수면 중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잠을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을 뜻한다. 오래 숨이 막혀있다가 어느 정도 한계점을 넘어 숨을 몰아쉰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만약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회를 넘기면 그 수준이 심각한 편으로 분류될 수 있으니 올바른 방법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을 겪는다면 수면의 질이 낮아지고 만성 피로, 코골이를 동반하는 것 외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체내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유해산소가 발생, 염증 반응이 일어나 노화가 빨라질 수 있다.

또한 수면무호흡으로 인해 치매 위험도도 1.6~1.8배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까지도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성장이 느려지고, 집중력, 인지능력 저하로 각종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치료 방법은 그 원인이 다양한 만큼 원인에 맞는 치료법과 환자의 무호흡 정도와 나이,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담당 의사가 결정해야 한다. 비만으로 인해 구강과 목이 비대해져 발생하는 경우는 체중 감량을 진행하는 것으로 개선이 가능하며 약물치료 또는 호흡 보조장치의 도움을 받거나 악안면 수술, 기관절개술 등 수술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원태빈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은 만성 피로, 주간 졸림증(낮 시간 졸음이 오는 증상) 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당뇨병 등을 유발하고 악화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코골이가 있는 경우 무호흡 동반 여부를 감별하기 위해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할 경우 체중 10% 감소 시 수면무호흡증은 약 50% 감소하게 된다. 술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확률이 25%가 높은 만큼 술을 멀리하거나 취침 4시간 전에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