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리튬값 떨어진다"…벤치마크 "무슨 소리, 변동성 이제 시작" [모빌리티 신드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터리 주요 원자재인 리튬 가격 전망을 놓고 주요 기관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말 리튬 공급이 원활해져 강세장이 끝났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시장이 출렁이자, 글로벌 원자재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는 “변동성 장세는 이제 시작이며 올해부터 장기 우상향이 전망된다”고 반박했다. 리튬은 NCM(니켈·코발트·망간)과 LFP(리튬·인산·철) 등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가장 기본적인 원자재다.

벤치마크는 9일(현지시간) ‘리튬 과잉공급 전망이 잘못된 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냈다. 벤치마크는 보고서 서문부터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잘못됐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벤치마크가 내세운 리튬 공급부족의 첫번째 이유는 리튬의 주 공급처인 중국 업체들의 품질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 벤치마크는 “골드만삭스는 중국 업체들이 신규 물량 공급을 늘리며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중국산 원자재의 품질이 낮아 처리 비용이 높다”고 분석했다. 배터리·전기차 제조업체 BYD도 10년 이상 리튬 채굴에 매달렸으나 생산량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 업체들도 호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두번째 이유는 리튬 기업들의 생산 가능용량과 실제 생산량이 일치하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벤치마크는 “중국 기업들이 말하는 생산 가능용량은 실제 생산량과 일치하지 않아 분리해서 봐야하는 경우가 많다”며 “채굴해낸 모든 리튬이 배터리용으로 쓰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벤치마크는 매장된 리튬을 파낼수록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점을 세 번째 이유로 들었다. 벤치마크는 “리튬을 파낼수록 등급이 낮은 퇴적물이 계속 나오는 데다 새로운 변환기를 설치해야 해 채굴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병목 현상 등으로 리튬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벤치마크는 “2025년까지 리튬 공급이 구조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수요가 크게 꺾일 일이 없는 데다 리튬 공급 증가량이 이를 전부 채워주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벤치마크는 “몇년간 공급과 수요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룰 것”이라며 “골드만삭스가 예측하는 리튬 공급과잉인 없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리튬 현물가격은 배터리 업체들이 구매할때 지불하는 실제 가격이 아니다”며 “리튬 시장의 변동성 시대는 이제 막 개막한 듯하다”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