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공사하면서 비공개 수의계약…"알음알음 소개받아"

간유리작업 위해 기술인력 2명 소규모 업체 선정
"보안과 시공품질 등 감안하면 비상식적"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리모델링 공사를 기술 인력이 2명뿐인 소규모업체가 수의계약으로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급하다 보니 알음알음 소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국가 예산 시스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은 최근 공사비 6억8208만원 규모 ‘청사 내 사무공간 환경개선’ 계약을 경기도 포천시 소재 다 누림건설과 체결했다.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태로 조달청 나라장터 등에도 내력이 공개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허가받은 공무원만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국가 예산 시스템에만 이 계약에 관한 내용을 올렸다.다누림건설은 지난해 12월 신규 등기한 소규모 업체다. 기술자격을 갖춘 인력도 2명뿐이다. 수의계약이 위법은 아니지만, 건설업계에선 업체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업체의 지난해 기준 시공 능력 평가액은 3억7314만원, 기술 능력 평가액은 2억5314만원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보안과 시공 품질 등이 중요한 대통령실 관련 공사를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은 소규모 업체에 맡기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계약에 대해 “일정이 다급해 서로 알음알음 소개해 역량이 된다고 하면 들어와서 공사를 하고 있다”며 “해당 업체는 청사 3∼8층 각 사무실을 연결하는 간유리(불투명유리) 설치 작업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가계약법상 대통령 집무실 보안 사항이 있을 때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영세업체이긴 하지만 시공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