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다가가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이수앱지스는 급등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

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6월 7~10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종목은 이수앱지스입니다. 지난주 주당 7490원에 거래를 마쳤던 이수앱지스는 이번 주 8800원까지 14.89% 상승했습니다. 주가 상승은 10일 집중됐습니다. 21.55% 급등했습니다. 작년 말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치입니다.

주가 상승은 이날 오후 발표된 알츠하이머 신약 'ISU203' 국제특허(PCT·Patent Cooperation Treaty) 출원 소식 때문으로 보입니다.

ISU203은 염증 유발 물질 ASM(Acid Sphingomyelinase)을 저해하는 기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입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혈액 내 ASM 활성을 저해해 신경염증을 줄이는 원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의 3대 증상을 뇌 안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타우 병증 그리고 신경염증으로 보는데, 이 중 신경염증을 타깃하는 물질인 겁니다.

회사 측은 "전 세계적으로 ASM을 타깃하는 물질은 ISU203이 유일하다"고 했습니다.

회사는 지난 3월 ISU203 공동 개발자인 경북대로부터 전용 실시권을 가져왔습니다. 이 사실이 발표된 당일(4월 1일)에도 6750원이었던 주가가 8230원으로 21.93% 급등했습니다.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인 ISU203 소식에 주가가 움직이지만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이수앱지스는 연내 전임상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자체적으로 임상을 수행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PCT 출원을 한 것도 이러한 조기 사업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수앱지스는 2000년 이수화학 내 생명공학사업본부로 출범해 업력이 짧지 않습니다. 이수화학이 지분 29.5%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직원은 약 130명입니다.

매출은 작년까지 최근 4년 간 연평균 18.7% 성장했습니다. 작년 280억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주력 제품은 희귀 유전질환인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입니다. 고셔병은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 안에 특정 효소(글루코세레브로시데이즈·Glucocerebrosidase)가 부족해 발생하는 유전성 대사 질환입니다.

이 효소는 글루코세레브로시드를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부족하다보니 글루코세레브로시드가 분해가 되지 않고 간, 비장 등에 쌓이게 됩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분해되지 못한 글루코세레브로시드를 다량 함유해 비대해진 대식세포를 고셔세포라고 합니다. 고셔세포가 쌓인 비장은 25배까지도 팽창한다고 합니다. 임신한 것처럼 배가 불룩해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수앱지스의 애브서틴은 부족한 글루코세레브로시데이즈 효소를 외부에서 만들어 넣어주는 효소대체요법(ERT) 치료제입니다. 환자가 국내에 100여명 안팎으로 많진 않습니다.

애브서틴은 이수앱지스의 연간 매출의 45% 가량을 감당합니다. 이외에 또 다른 유전성 희귀질환인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 혈전 방지 항체치료제인 클로티냅이 있습니다. 파바갈 매출 비중이 30%, 클로티냅은 15%정도 입니다.

현재 개발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은 'ISU104'(바레세타맙)로, 두경부암, 대장암, 유방암 등을 적응증으로 개발되는 항암제입니다.

특정 암에서 과발현되는 ErbB3 단백질로 인해 발생하는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입니다. 이수앱지스에 따르면 아직 ErbB3를 타깃하는 항암제는 없습니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고, 지난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 신청계획(IND)을 제출했습니다. 다만 진전은 없는 상태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후속 임상은 파트너사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은 에스디바이오센서입니다. 1주일 새 주가가 4만9400원에서 4만3300원으로 14.09% 하락했습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감소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다 이제는 2021년 7월 상장 이후 역대 최저가(4만400원, 2021년 9월 10일)까지 근접했습니다.

실적은 좋습니다. 지난 1분기에는 매출(1조3884억원)과 영업이익(6196억원)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와 같은 진단 업체들의 매출 감소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진단키트 실적이 본격적으로 급감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런 우려가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려는 실적 전망에도 나타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에스디바이오센서 매출을 3조1450억원으로 예상했는데, 내년에는 절반 수준인 1조7716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당장 올 3분기부터는현재 6000억원대이던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앞으로 주가의 향방은 회사가 코로나19 수혜로 쌓아 놓은 1조원 넘는 현금을 어디다 쓰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