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2년7개월 만에 국방장관회담…"미사일 경보훈련 합의"

이종섭, 3국 군사훈련에는 선 그어
"한미일 군사훈련은 달리 접근해야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념촬영이 끝난 뒤 지팡이를 짚고 먼저 회담장으로 향하는 기시 일본 방위상. 2022.6.11 [사진=연합뉴스]
한국, 미국, 일본의 국방장관이 2년 7개월 만에 모여 미사일경보훈련 등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1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을 가졌다.3국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달성하기 위한 3국 공동의 노력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고, 국제사회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전면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장관은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나 "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서로 공감했다"며 "협력 의지를 서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포괄적 수준에서 논의했다"며 "미사일 경보훈련이나 탄도탄 추적·감시(훈련)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의 미사일경보훈련은 분기별로 시행됐지만 2018년부터는 남북미 화해 분위기를 고려해 훈련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3국 장관은 회담에서 미사일경보훈련 등 기존 훈련을 강화하고 공개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장관은 또 3국이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식별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은 2017년 12월 한미일이 미사일경보훈련을 진행한 직후 "3각 군사동맹 시도",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다만 우리 군은 역내에서 일본 자위대와 연합 군사훈련을 하는 방안은 '검토조차 한 적이 없다'라고 밝혀온 만큼, 이와 관련한 기조 변화는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이 장관은 "한미일 공조가 원칙적으로 맞다"면서도 "한미 간의 군사훈련을 하는 것과 한미일 간의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접근도 달리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3국 장관은 북한의 거듭된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으며, 북한의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역내 국가 간 국방 관련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하며, 이러한 노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국방부에 따르면 3국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증진을 위한 핵심 방안에 대해 정보 공유, 고위급 정책협의, 연합훈련을 포함해 3국 협력을 심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6.11 [사진=연합뉴스]
이외에도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역량을 통한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고한 동맹공약을 재확인했고, 한국과 일본은 공동의 안보 목표를 보호·발전시키기 위해 양국 관계 및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미일 국방장관의 대면 회담은 지난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회담 이후 2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이번 회담 직전에 한미 양자 국방장관 회담이 있었고 한일 간 별도 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한미는 양자회담에서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으며 군사당국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