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이어 우럭바리 중국 수출길 막히자…대만 "농산품 압박"

사진=차이잉원 대만 총통 페이스북
지난해부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긴장이 이어지는 와중에 중국이 대만산 파인애플 등 과일에 이어 우럭바리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국이 농산품에 압박을 가하며 국제무역 규범을 위반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오는 13일부터 대만산 우럭바리 반입을 잠정 중단할 것을 일선 해관에 지시했다고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해관총서는 대만산 우럭바리 반입 중단 이유로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발암성 화학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과 색소첨가물 크리스탈 바이올렛 등 사용 금지 약물이 검출됐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곰팡이도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해관총서는 지난 1월에도 금지 약물 검출 사유로 대만산 우럭바리 수입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대만산 파인애플을, 같은해 9월의 경우 대만산 열대 과일인 번여지와 롄우를 유해 생물 발견 사유로 수입을 중단했다.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중국이 국제무역 규범을 위반하면서 대만의 농산품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같은 조치가 양안 간 무역의 정상적 교류에 도움이 되지 않고 양안 관계에 해를 끼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이 지난해 파인애플 수입을 금지한 당시 국내외 시장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은 점을 들어 이번에도 극복할 수 있고, 함께 대만 어민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만산 우럭바리의 수출은 대부분 중국을 향하는 만큼 중국의 수입 중단 조치는 대만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만 농업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우럭바리의 주요 생산지는 남부 핑둥(40%), 가오슝(25%), 타이난(25%) 지역 등이며 연간 생산량은 약 1만7000t이다. 지난해 내수와 수출 비율은 3대 2 수준으로 지난해 수출은 6681t으로 집계됐다. 수출금액 16억8100만대만달러 중 91%가 중국 수출이었다.천지중 대만 농업위원회 주임(장관급)은 중국에 이같은 결정과 관련된 과학적 증거 제출을 요구했다면서 답변이 없을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위원회(SPS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이 이미 독립된 국가란 입장을 바탕으로 탈중국화 정책과 함께 대미·대일 외교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영토란 입장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양안 동포들의 공통된 염원”이라며 ‘조국 통일’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