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공권력 상실의 시대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출처:네이버 영화
<프롤로그>
최근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18명의 어린 학생과 3명의 성인이 숨졌고,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으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끔찍한 일 들이 계속되고 있다. 범죄자에 대한 인권이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선량한 시민들을 지키는 사회 안전망은 심각하게 무너지는 느낌이다. 영화<더티 해리(Dirty Harry), 1971>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흉악범들이 과도하게 보호되면서 대응하지 못하는 공권력에 경찰관 한 명이 범죄자를 직접 응징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근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사회 곳곳에서 크고 작은 범죄로 질서가 무너지고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공권력의 엄정한 집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줄거리 요약>
샌프란시스코의 형사 캘러한(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은 지저분한 일은 모두 처리한다고 해서 '더티 해리'로 불린다. 어느 날 죽을 고비를 넘기며 연쇄 살인범을 체포하지만 당국은 범인을 석방시키고 오히려 캘러한이 범인을 고문한 협의로 고소된다. 이에 분개한 그는 범법자를 자기 손으로 직접 응징하려고 한다. 이 영화는 1970년 반전 평화 운동이 전성기를 맞던 미국 사회에서 치솟던 범죄율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느낀 분노와 무력감을 반영한 영화로 위기와 공포를 느낀 보수 세력의 무의식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네이버 영화
<관전 포인트>
A. 형사 캘러한의 스타일은?
과거 민완 형사는 콜롬보처럼 머리가 좋고 추리력이 뛰어나며 적법하게 범인을 체포하는 스타일이었지만, 범죄자들에 대한 인권이 크게 존중되면서 범죄자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하게 되었다. 캘러한은 이러한 범인을 소탕하기 위해 폭력과 고문도 서슴지 않는다. 시민들 사이로 도망치는 범인을 향해 총격도 서슴지 않고 격렬한 추격전으로 자동차나 기물을 파괴하는 것도 다반사다. 그리고 악랄한 범인이 체포되고 난 후 재판 과정에서 로비를 통해 풀려나는 것을 보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 현장에서 응징하게 된다. 악을 제거하기 위해 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활동하는 것이 그의 전형적인 스타일인 것이다.
B. 더티 해리의 후속 시리즈는?
1971년 1편<더티 해리>가 만들어지고 난 뒤 악을 응징하는 영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면서 17년간 4편의 후속작이 제작되었다.
@2편:<이것이 법이다(Magnum Force), 1973>: 범죄자를 무차별 살해하는 교통경찰관 사조직과의 고독한 대결이 주제다
@3편:<집행자(The Enforcer), 1976>:시민혁명단이라는 테러집단을 수사하던 중 파트너인 여자 경찰관이 죽자 캘러한은 복수를 다짐한다
@4편:<서든 임팩트(Sudden Impact)< 1983>:성폭행 당한 후 식물인간이 된 동생의 복수를 하는 여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5편:<추적자(The dead pool), 1988> 앞으로 살해될 저명인사를 알아맞히는 '데드 풀'이라는 게임 속 숨겨진 무서운 음모를 추적하는 이야기
C. 연쇄 살인범에 대한 검찰의 태도는?
기관총으로 중무장하고 10만 달러의 현금을 요구하며 매일 한 명씩 살해하겠다며 여러 명의 선량한 시민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스콜피오를 어렵게 체포하지만 검찰에서는 체포 과정에서 영장 없이 들어간 절차를 들어 증거 불충분으로 범인을 석방시킨다. 사이코패스 살인범 스콜피오는 석방된 후 자신을 미행하는 캘러한 형사를 고립시키기 위해 돈을 주고 다른 범죄자에게 자신을 의도적으로 폭행하게 한후 캘러한의 소행으로 언론에 제보하여 곤경에 빠뜨리는 교활한 짓도 하게 된다.
D. 연쇄 살인범의 최후는?
석방된 스콜피오는 스쿨버스를 납치하여 어린이들을 사지로 몰게 된다. 시장은 다시 캘러한에게 20만 달러의 몸값을 전달하라고 지시하지만 캘러한은 거부하고 직접 스쿨버스 천장에 올라타 범인을 따라붙는다. 강가로 도망가던 스콜피오가 낚시하던 소년을 인질로 캘러한을 협박하자 어깨에 총을 쏴 제압한 후 "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내가 6발 쐈나 5발을 쐈나 생각하겠지. 사실 나도 신나게 쏘다 보니까 몇 발을 쏜 것인지 모르겠어. 그러나 이건 매그넘 44야 최강의 권총이지. 네 머리 따윈 깨끗하게 날려 버릴 수 있지. 잘 생각해 봐야 할 거야, 운이 있는 날인지"라고 항복을 권유하지만 다시 권총을 잡자, 최후의 응징을 하게 된다.
E. 영화에서 나오는 범인의 행태를 모방한 영화는?
14세 소녀를 납치한 연쇄 살인범은 끈질긴 캘러한 형사를 제거하기 위해 "혼자인 것을 확인하기 위해 온 시내를 뛰게 할 거야, 미행하는 기미만 보이면 소녀는 죽는다. 공중전화에서 공중전화로 이동하는 데 시간을 주지. 네 번 벨에도 응답이 없으면 소녀는 죽는다"라며 골탕을 먹이고 결국 소녀도 잔인하게 살해하고 만다. 이런 교활한 범죄자의 행태는 부루스 윌리스 출연의 영화<다이하드 3, 1995>에서 사이코 테러리스트 사이먼이 연방 준비은행의 금괴를 털기 위해 형사 맥클레인을 교란하는 수법으로 공중전화를 받지 않으면 폭발물을 터뜨려 대량 살상을 하겠다고 협박하는 장면과 흡사하다
출처:네이버 영화
<에필로그>
최근 마동석 배우가 출연한 영화<범죄 도시 2>가 천만 관객을 넘어서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람객들은 잔인한 범죄자를 응징하는 강력한 정의의 사도를 마음으로부터 갈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선도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준법정신과 인간적 양심의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 소방관, 군인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엄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분위기도 중요하다. 사리사욕으로 사회의 질서를 파괴하고 괴변을 일삼는 위정자들의 행태 또한 반드시 공권력으로 교정되어야 할 중대한 영역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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