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록히드, 美 수주전 '원팀'…"T-50계열 항공기 1000대 판다"
입력
수정
지면A12
美 해·공군 전술·훈련기 공략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 전술입문기 수주전에 본격 뛰어든다. 미국 정부는 2024~2025년 280대 규모의 공군 전술훈련기와 220대 규모의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러-우크라 전쟁으로 시장 커져
KAI는 지난 9일 록히드마틴에 T-50 계열 항공기 1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내용을 담은 협력합의서(TA)에 서명하며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안현호 KAI 사장이 그레그 얼머 록히드마틴 사장과 만나 협력합의서에 서명했다. T-50은 KAI와 록히드마틴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2조원을 들여 공동 개발한 고등훈련기다. T-50은 국내를 비롯한 5개 국가에 200대 이상 판매된 기종이다. KAI는 중유럽·중동 지역으로의 수출 협상을 위해 항속 거리를 늘리고 무장을 강화하는 성능 개량을 추진 중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두 회사는 미 공군과 해군에 제시할 개량형 FA-50 경공격전투기의 제작과 마케팅, 설계, 기체 개량, 공장 신증설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할 전략협의체 실무위원회를 상설 가동하기로 했다. 미국을 포함해 500대 이상으로 추산되는 세계 훈련기·경공격기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 위해 ‘원팀’을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FA-50은 KAI가 T-50을 토대로 국내 기술로 제작한 최초의 국산 경공격기다. 최대 속도 마하 1.5에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등 기본 무장에 더해 합동정밀직격탄(JDAM) 지능형확산탄(SFW) 등의 정밀유도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두 회사는 속도와 무장 능력, 안정성 측면에서 우위를 지니고 있는 FA-50이 최종 선정될 수 있도록 성능 개선과 원가 절감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KAI는 미국 수주전에서 승리하면 세계 훈련기·경공격기 시장에서 최대 공급사로 자리잡으며 최소 20년간 일감을 확보할 뿐 아니라 56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록히드마틴과의 이번 협의가 지난해 11월 정부와 합동으로 국산 항공기 1000대 이상을 수출하기로 한 목표를 달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사장은 “록히드마틴과의 단일팀 구성으로 T-50 계열의 수출이 획기적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