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돈의 절반 이상 대출 갚는데 쓸 판"…'영끌족' 비명

주담대 7%서 월 상환액 300만원 육박
직방, 서울 중형 아파트 월 상환액 291만원 전망
도시 근로 가구 가처분소득의 70%…수요위축 우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출 금리가 거듭 인상되고 있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가 연 7%대에 진입하면 가계 금융비용 부담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직방은 금리인상에 따른 아파트 매입 금융비용 상승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말 연 3.60∼4.978%였던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이달 4.28∼6.81%로 치솟았다. 연내 7%대 금리가 현실화할 경우 월 상환액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한 조사다.직방은 주담대 금리가 7%에 달하면 대출을 끼고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 가구가 매달 가처분 소득의 70%를 상환에 써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4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로,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 면적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약 11억5000만원이었다. 해당 금리와 아파트 가격으로 LTV 상한선까지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하면 서울 아파트 평균 대출 상환액은 매달 194만원이다.

아파트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리가 7%로 오를 경우 월 대출 상환액은 크게 오른다. 올해 서울시 전체 면적 아파트에 대해 신고된 평균 매매가격은 10억6156만원이며, LTV 상한까지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3억9231만원이다. 여기에 7% 금리를 적용하면 월 대출 상환액은 261만원이 돼 지난 4월 대비 약 67만원(34%) 상승한다.
월별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추이. 사진=직방
전용 59㎡ 소형 아파트의 경우 올해 평균 매매가격인 9억4604만원을 적용하면 3억6921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지난 4월이라면 월 상환액이 178만원에 그쳤지만, 7% 금리를 적용하면 246만원으로 68만원(38%) 오른다.

전용 84㎡ 중형 아파트의 올해 평균 매매가격은 12억8582만원이고 4억3716만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소형 아파트와 같은 조건에서 중형 아파트의 월 상환액은 지난 4월 209만원에서 82만원(39%) 오른 291만원이 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평균 가처분 소득은 363만원이고, 도시 근로자가구의 경우 418만9000원이었다. 금리가 7%로 오르면 전용 59㎡ 소형 아파트매수자는 가처분 소득의 59%, 전용 84㎡ 중형 아파트 매수자는 69%를 대출 상환에 써야 하는 것이다.직방은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가계에 과도한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아파트 구매력 저하와 수요 감소, 거래 침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미국발 금리상승으로 인해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해 안으로 7%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금리 인상이라는 시장 변화에 맞춰 금융비용 상환 계획을 살피는 등 보다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