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韓 영화 재도약에 모든 지원"…재정·세제지원 약속(종합)

어제 영화인 초청 만찬서 문화부 장관·문화체육비서관에 즉석 지시
"영화산업으로 몰려가도록 세제 설계"…영화관람료 소득공제 방안 언급
"기재장관 참석했어야" 농담…김 여사와 '대한극장' 추억 언급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영화인들과의 만찬에서 영화발전기금 증액 요청을 받고 "기금뿐 아니라 한국 영화 재도약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위원장, 박찬욱 감독, 배우 정우성 씨와 박해일 씨, 영화 '브로커'를 제작한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 등으로부터 이 같은 요청을 받고 긍정적으로 화답했다고 만찬에 동석했던 박기용 영화진흥위원장이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영화인들은 발언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기금이 고갈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기금 증액이 예산 당국 소관인 점을 거론하며 "사실 만찬에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어야 하는데, 참석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있던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병채 문화체육비서관에게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즉석에서 지시했다.

재정 지원 외에도 세제 지원과 영화 투자를 위한 금융 시스템 활성화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특히 "많은 자금과 소비자들의 선택이 영화산업으로 몰려들 수 있도록 세제도 설계를 해나가겠다"며 영화관람료를 소득공제 하는 방안을 언급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영화산업과 문화콘텐츠산업을 발전시켜서 대한민국 경제 산업의 축으로 삼아야 하는 책무가 제게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간섭은 하지 않되 영화산업 진흥을 위한 인프라를 잘 설계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영화 관람을 즐기던 추억도 꺼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연애하던 때는 물론 결혼 후에도 대한극장에서 자주 영화를 같이 봤다"며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주말이면 극장 옆 중국집에 가 짜장면을 먹고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시절 일화를 각색한 영화 '변호인'을 특히 좋아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유진 대표가 자신이 제작한 영화를 열거하니 윤 대통령 부부가 모두 관람했다며 '영화 애호가'로서 면모를 보여 참석자들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이어갔다고 박 위원장은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