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시스·로카쿠 출품…미술경매가 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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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22일 총 129점 경매이우환(86), 박서보(91), 구사마 야요이(93) 등 연륜 있는 거장들의 작품들로 꾸렸던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컬렉터들의 취향이 세분화하면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경매에 오르기 시작한 것. 이 덕분에 국내 경매에 나오는 작품이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수백만원대 힐러리 페시스 작품
4년새 수십억대 급등하며 주목
휘트니·론디노네作 새 주인 찾아
케이옥션이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6월 경매’가 그렇다. 이번 경매에는 129점(약 121억원어치)의 작품이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최근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힐러리 페시스(43)의 작품 ‘Fish and Bird’(추정가 18억~20억원)다. 2018년만 해도 그의 작품 가격은 수백만원대였지만 최근 들어선 ‘억’ 소리가 난다.일본 작가 아야코 로카쿠(40)도 최근 몇 년 새 작품 가격이 급등한 작가다. 이번 경매에는 ‘The Hair which Flutters’(2억1000만~3억5000만원)가 나왔다.
미국의 추상 작가 스탠리 휘트니(76)의 ‘Untitled’(1억3000만~2억원), 우고 론디노네(58)의 설치작품(2억5000만~3억원)과 로니 혼(67)의 설치작품(2억~3억원) 등도 새 주인을 찾는다. 모두 세계 미술계에서 이름난 대가들이다.
100호 이상 대작이 다수 출품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창열의 ‘회귀SH9006’(가로 259㎝, 세로 194㎝)과 전광영의 ‘집합 12-DE056’(가로 130㎝, 세로 170㎝), 정상화 ‘무제 2014-3-26’(가로 162㎝, 세로 130㎝)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손이천 케이옥션 이사는 “과거에는 가정이나 사무실에 걸어둘 만한 작은 그림만 인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공공장소나 회사, 대형 건물 등 큰 공간을 장식하는 대형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