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캐디 개발한 브이씨…퍼터 그립 글로벌 1등 인수

'프로 절반 애용' 슈퍼스트로크
다올PE와 지분 100% 확보
전통 용품 분야로 사업 확장
국내 골프용 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를 개발한 브이씨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다올PE와 손잡고 글로벌 골프채 그립 회사 슈퍼스트로크를 인수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브이씨와 다올PE는 최근 슈퍼스트로크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브이씨와 다올PE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이 SPC가 슈퍼스트로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브이씨와 다올PE가 설립하는 SPC에는 슈퍼스트로크의 창업주이자 현 최고경영자(CEO)인 딘 딩먼도 일부 지분을 출자한다.
브이씨는 다올PE가 슈퍼스트로크를 함께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SI)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이번 거래에 합류하게 됐다. 김준오 브이씨 대표(사진)는 이번 거래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지난 2월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할 힘이 생겼다”며 “브이씨가 골프 정보기술(IT) 기기에선 강점이 있지만 전통 골프용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선 인수합병(M&A)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골프 그립은 필수 소모품이어서 꾸준한 교체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높은 사업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며 “급격한 매출 변동 없이 설립 후 25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설립된 슈퍼스트로크는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골프채 그립 제조 전문 회사다. 드라이버 아이언 등 다른 클럽에 부착하는 그립도 제조하고 있지만 퍼터 그립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고 있다. 2007년 당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참가했던 최경주 선수가 이 회사의 그립을 사용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현재는 PGA투어 프로의 절반가량이 슈퍼스트로크의 퍼터 그립을 사용할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세계 시장점유율은 50%가 넘는다.

브이씨는 슈퍼스트로크가 그동안 주력했던 퍼터 그립 외에 클럽 그립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클럽 그립 시장은 퍼터 그립 시장 대비 네 배 이상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브이씨는 2011년 세계 최초 음성 안내 골프 거리측정기인 보이스캐디를 선보인 기업이다. 대표 제품은 음성형 거리측정기와 시계형 거리측정기, 레이저형 거리측정기 등이다. 글로벌 1위 업체인 미국 부쉬넬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최근 포트폴리오 제품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브이씨는 실내외 연습장용 골프시뮬레이터 VSE를 개발해 국내 실내연습장과 미국 레슨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김 대표는 향후 회사 성장의 두 축으로 해외 시장 진출과 신사업을 꼽았다. 슈퍼스트로크 인수를 통해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의 유통망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중장기적으로는 골프 외 다른 스포츠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시은/서형교 기자

▶기사 전문은 마켓인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