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명칭, 안 바꾸고 그대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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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사·국민의집 정파성 논란서울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실 집무실의 명칭이 ‘용산 대통령실’로 사실상 결정됐다.
"압도적 지지받은 후보작 없어
한번 정하면 오래 써야해 신중"
강인선 대통령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는 오늘 최종 회의를 열고 2시간 가까이 토론을 벌인 결과 대통령집무실의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대통령실은 새 명칭 대신 용산 대통령실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약어와 영문 이름은 미정이다.대통령실새이름위는 지난 3일 대통령실 새 명칭 후보작으로 국민의집 국민청사 민음청사 바른누리 이태원로22 등 다섯 가지를 선정했다. 4월 15일부터 한 달간 국민들로부터 접수한 3만여 건의 제안을 압축한 결과다. 이 중 하나를 대국민 선호도 조사 결과와 심사위원 배점을 7 대 3 비율로 합산해 대통령실 새 명칭으로 확정할 계획이었다.
다섯 가지 후보작 가운데 새 이름을 선정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압도적 지지를 받는 명칭이 없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새이름위가 3일부터 9일까지 시행한 온라인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명칭인 ‘이태원로22’는 32.1%를 득표했다. 뒤이어 ‘국민청사’가 21.8%의 선호도를 얻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각 후보작의 장단점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국민의집은 “간단하고 부르기 편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국민의힘 당명과 비슷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됐다. 국민청사의 경우 “중국 국민당이 사용하는 청사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믿음청사에 대해서는 “국민의 말을 널리 듣는다는 점에서 좋지만 ‘믿음’으로 읽혀서 종교적인 색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태원로22는 “무심하고 덤덤하고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는 호평과 “대통령실 이름으로는 가벼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다섯 가지 후보작이 마음에 안 든다고 했는데, 이 같은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느냐’는 지적에 “대통령의 의견도 여러분(국민)의 의견 중 하나였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공모한 이름이 다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변인은 “청와대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한 번 정하면 오랫동안 그 이름을 (대통령집무실 명칭으로) 사용하는 만큼, 성급히 선정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합당한 명칭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