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개명 검토 "인종차별 및 낙인효과 우려"

"차별적이고 낙인효과 낳아"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을 둘러싼 인종차별과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공식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의 현지시각 14일 보도에 따르면 WHO가 원숭이두창이 속한 과인 진성두창바이러스 전문가들과 더욱 적절한 이름을 상의하고 있다.이는 지난주 국제 과학자 30여명이 원숭이두창 명칭에 대한 개명 필요성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원숭이란 꼬리표는 차별적이고 낙인효과를 낳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현재 전 세계적인 유행 맥락에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언급과 명명법은 부정확할 뿐만 아니라 차별적이고 오명을 씌우는 것"이라며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감염병에 특정 지역이나 동물 이름을 명명한 것은 WHO 지침과도 상충한다"고 밝혔다.

또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밖으로 확산하기 전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모든 감염 사례는 현재 유럽과 북미에서 주목받는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긴급히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WHO의 지침에 따르면 질병의 이름은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해 특정 문화, 사회, 국가, 지역, 직업 또는 인종 그룹에 불쾌감을 줘선 안 된다. 병명이 원숭이두창일 뿐 정확한 동물 감염원도 밝혀지지 않았다. 1958년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이 같이 명명했으나, 과학계에 따르면 현재는 설치류가 주 감염 매개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 보도 관련 사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달 아프리카 외신협회는 "미국·유럽 등 서방언론은 원숭이두창 보도사진으로 흑인 사진 사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 일대에서 풍토병으로 정착한 전염병으로 기존 풍토병 지역을 넘어 30여 개국서 총 1300여 명에게 전파돼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