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 같은 조건인데…왜 나만 '당첨' 안 될까 [집코노미TV]

흥하는 청약단지 골라주고
망하는 청약단지 걸러주는 흥청망청
흥청교육대 : 청약 당첨 빈틈 노리는 법

▶전형진 기자
경쟁률 100대1인데 내가 되겠어?
청약시장 보면 이런 생각 드시겠지만
사실 경쟁률이 조금만 떨어지면 그때부턴 전략이 당락을 결정합니다
되는 사람, 안 되는 사람이 있는데
얘들이 사실은 같은 조건이란 거죠
전략이란 개념은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옛날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전기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경마로 다이다이 뜨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근데 맨날 져
어느 날 또 3판 2선승으로 붙기로 하니까
훈수꾼이 와서 이렇게 훈수를 둡니다
너의 말을 상중하 등급으로 나누고
상대의 말도 상중하 등급으로 나눠라
그리고 이렇게 하는 거죠
상대가 상등마를 내면
일단 하등마를 내서 그 게임 던져요
상대가 중등마를 내면
이번엔 상등마를 내서 그 게임 잡아요
상대가 하등마가 내면?
이번엔 중등마를 내서 그 게임도 잡는 겁니다

3판 2선승인데 1게임 내줬지만 2게임 이겨서 돈 따는 거죠
이게 전기색마(田忌塞馬)라는 고사예요
..전형진 색마 아니에요ㅡㅡ
어쨌든 이 고사에서 중요한 부분은
조건이 똑같았다는 겁니다
청약에서도 분석과 선택이 되게 중요한데요
왜냐면 우리가 중등마이기 때문에 그래요
가점 높고, 불입금 많은 상등마면 상관없죠
우리는 애매하잖아요
결국 상대를 어떻게 고르느냐에 따라 이기냐 지냐가 달라져요이건 제가 취재했던 당첨사례이기도 한데
우선 시야가 넓어야 됩니다
내가 청약하려는 단지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아파트와 가까운 지역에서 같은 시기에 청약하는 단지가 어디냐
그러니까 당첨자발표일이 같아서
서로 중복청약이 안 되는 단지는 어디냐, 이걸 파악하세요
왜냐면 그 겹치는 단지가 인기단지라면
거기 다 몰리느라 우리 단지에 노마크찬스가 날 수도 있고
반대로 그 단지가 좀 처져서 우리 단지에 몰릴 것 같아
그럼 나는 역으로 그쪽에 청약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아니 거긴 회사랑 너무 멀고, 하수종말처리장도 있고
이렇게 막 자기최면 걸면서 청약하면 안 되는 이유를 대는데
..잊지 마세요, 나는 중등마예요
여포짓은 하등마 앞에서만 할 수 있어요
이번엔 두 아파트가 입지도 비슷하고 조건도 비슷해요
사람들 반응도 비슷해서 경쟁률도 비슷할 것 같아
그럴 땐 주택형이 몇 개인지를 비교해보세요
주택형이 많은 곳은 경쟁이 분산됩니다

우리가 청약경쟁률을 아파트 단지 단위로 묶어서 발표하지만
그건 언론 기준의 평균경쟁률이고
실제로는 주택형별로 당첨을 다투잖아요
쉽게 설명을 하면
자 흥청아파트와 망청아파트가 청약을 받아요
둘 다 10명씩 뽑는 건 똑같습니다
흥청아파트는 주택형이 A, B만 있고
망청아파트는 A, B, C, D, E가 있어요근데 여기서도 평면이 잘 빠져서 인기 주택형이 있겠죠
아까로 치면 상등마가 나오는 곳들
A라고 해보죠

나는 중등마니까 거기를 피해서 청약을 해야 하는데
흥청아파트는 피해서 청약할 곳이 B밖에 없고
망청아파트는 B, C, D, E
대안이 많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A로 갔으면 탈락했을 사람들이
D나 E를 선택해서 당첨되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여기선 주택형별로 몇 가구씩 뽑는지
이것도 복합적으로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럼 어떤 주택형이 인기가 많은 곳이냐
상등마가 어디로 나오냐
이걸 구분하는 안목도 있어야겠죠
청약할 때 입주자모집공고문을 잘 봐라, 이런 얘기 하지만
공고문 못지않게 이런 배치도도 잘 봐야 돼요
어떤 단지인지는 비밀 ^^
일단 이 아파트는 블록이 3개네요
어디가 가장 좋을까요?
일단 메인은 1블록이죠
규모도 크고 커뮤니티 시설도 많고
다른 블록들은 도로도 건너야 하고
3블록은 심지어 외딴섬이에요
그럼 1블록에서 누가 짱이냐
정가운데 눈에 띄는 게 우선 하늘색 84A예요
다 정남향이고 특히 105동은 밑에 정원이 있어서 조망을 가리는 게 없죠
근데 84A에 넣으면 205동 서향 함정카드가 걸릴 수도 있어요

그 다음은 보라색 84C의 배치가 눈에 띄어요
딱히 함정카드는 없고 다 서남향이죠
이번엔 동호수배치도를 보면
아까 84A는 거의 5층까지밖에 없고
아까 205동, 함정카드만 중층까지 있어요
좋은 건 조합원들이 먼저 다 가져갔다는 거죠
84C도 별 차이 없어요
근데 이렇게 보니까 또 하나가 눈에 확 띕니다
84B
얘는 뭔데 거의 전층이 다 일반분양으로 배정됐을까요
아까 배치도를 보면 84B는 이래요
남향도 있고, 서향도 있고
엄청 좋지도 않지만 엄청 이상한 데 있지도 않아요
자 이 아파트 청약에서 전용면적 84㎡만 놓고 보면
A, B, C 순서대로 경쟁률이 높았어요
아까 84B는 84C보다 위치가 안 좋아보였는데
평면으로 보자면 이렇게 달랐어요
84B는 판상형 구조였는데
84C는 탑상형 구조였어요
타워형이라고도 하고요
분양시장에선 이런 판상형이 가장 보편적이고 인기가 많습니다
거실과 주방을 가로질러 통풍이 되는 게 이 구조의 특징이고요
방이 몇 개냐에 따라서 3베이, 4베이, 이렇게 말하기도 하는데
어쨌든 84A나 84B나 똑같은 판상형이었고
그 중에서 위치가 더 좋았던 84A의 경쟁률이 더 높았어요
탑상형은 이런 구조인데
집 안에 복도가 길고 주방과 거실이 붙어 있는 게 특징이죠
이게 사실 호불호가 있어요
거실 한쪽 벽에 창을 더 내서 이면개방을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
이 아파트는 그렇지 않았고요

어쨌든 이 84C는 배치상 84B보단 좋았지만
구조에서 밀리면서 경쟁률이 가장 낮게 나왔습니다

물론 가격적인 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싼 곳에 경쟁이 더 몰리거든요
그래서 소형은 빡세고 대형은 널널하단 거예요
..물론 돈 많으면 우리가 이런 거 분석 안 하겠죠
마지막으로 한 번 요약하고 가면
우선 시기가 겹치는 단지가 있는지 따져보고
그 아파트 주택형 몇 개인지 따져보고
배치도, 평면도, 가격 분석하면 상등마, 중등마, 하등마 나오죠?
..이거 귀찮으면 20억만 모으기가장 쉬운 건 청약받는 단지들이 나올 때마다
여기가 제일 몰리고 여기가 제일 떨어질 거다
나와 상관 없는 단지라도
이렇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시면 좋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부국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정준영·이재형 PD
편집 이재형 PD 디자인 이지영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