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낙태약' 미국산 속여 판매…국내 밀반입·유통업자 검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산 낙태약을 국내로 몰래 반입한 뒤 미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14일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약사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A(35)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A 씨 등은 지난 202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공급책·통관책·발송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중국산 낙태약 5만 7천여정(시가 약 23억원 상당)을 밀수입한 뒤 미국산으로 속여 불법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중국 현지에서 사들인 낙태약을 의류 주머니 속에 숨긴 뒤 특송화물을 통해 국내로 몰래 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을 밀수한 뒤에는 미국산으로 이른바 '포장 갈이'를 했고,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이용한 개별상담 방식으로 은밀하게 유통했다.또 이들은 '수술하지 않고 안전하고 간편하게 약물로 낙태를 진행하세요'라는 문구로 광고했으며, 마치 전문교육을 받은 약사인 것처럼 상담을 진행했다.

A 씨 등이 밀수한 '미비사동편'과 '미색전렬순편'은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된 불법 낙태약이다. 자궁 외 임신이나 병합 임신을 한 여성이 복용할 경우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고 불완전 유산, 심각한 자궁출혈·감염과 구토·설사·두통·현기증·발열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A 씨 등은 중국에서 이들 낙태약 9정 1세트를 5∼6만원에 사들인 뒤 국내에서는 36만원에 판매해 19억원 규모의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이들은 수사를 피하려고 낙태약 대금을 차명계좌로만 보내도록 했고, 입금액은 외국인 명의의 여러 계좌로 분산 출금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인천본부세관은 A 씨 등과 함께 범행했으나 중국에서 도주 중인 밀수·판매 총책 B(38)씨 등 중국인 3명도 국제 공조수사로 추적하고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불법 의약품 밀수입 행위를 엄정히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