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 사다리' 끊어졌나…"엄빠찬스로 3년간 4749억 집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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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증가하는 미성년자 주택구입19세 이하 미성년자의 부동산 구매 건수가 해마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올 1분기까지 미성년자의 주택구입이 4749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7세 이하 아동의 주택 구입액도 571억원이나 됐다.
7세 이하 미취학아동도 571억원어치 주택 구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자 주택 구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19세 이하 주택 구입건수는 2719건으로 나타났다. 액수로는 4749억원이다. 미성년자 주택 구입 건수는 해마다 증가세다. 연령대별 주택구입 현황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9년에 332건(638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728건(1354억원), 지난해 1410건(2345억원)으로 증가했다.
7세 이하 미취학 아동들의 주택구입 규모도 2019년에는 29건(58억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 104건(161억원), 지난해 207건(295억원)으로 늘었다. 김 의원은 “부모 찬스를 이용한 막대한 자산소득 이전으로 계층 이동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는 것”고 지적했다.
미성년자 명의의 주택 구매 건수 증가는 절세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자녀 명의의 주택 구입은 부모 자녀 간 주택 매입을 위한 현금이 오고 간 증거가 있어 증여세를 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종합부동산세는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예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종합부동산세는 세대별 과세가 아닌 인별 과세 방식이기 때문에 성인이 2채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자녀와 나눠갖는 게 이득이 된다"며 "절세 목적으로 자녀 명의 주택 구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 1분기는 미성년자 주택 구입 건수는 249건으로 전년 동기(291건) 대비 1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되면서 주택 구매심리가 한풀 꺾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