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룰루레몬이 '중고거래'에 주목하는 이유 [실리콘밸리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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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 소비' 확산한국에서 최근 명품 등의 중고거래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점은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 중고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특히 적극적입니다.
기업 ESG 경영에 주력
제품 신뢰도 향상 효과
15일 KORTA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에선 중고거래를 '리커머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최근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북비 리커머스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향후 5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해 7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중고거래 플랫폼에선 낮은 신뢰도가 문제였습니다. 요즘은 기업들이 직접 중고 상품을 매입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재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신뢰도와 고객 충성도를 동시에 높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기업별로 보면 가구 업체 이케아는 바이백앤드리셀(Buy Back & Resell) 프로그램을 미국의 37개 매장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작성한 뒤 조립된 가구를 매장으로 가져가면, 직원이 가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스토어 크레딧으로 처리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재판매가 승인된 가구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매장 내 지정된 구역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운동복 브랜드로 유명한 룰루레몬은 지난 4월 지구의 날을 맞아 재판매 프로그램인 룰루레몬라이크뉴(Lululemon Like New)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했습니다. 중고 의류 및 액세서리를 미국 390개 이상의 참여 매장에서 스토어 크레딧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수거된 중고 제품들은 온라인에서 판매됩니다.애플은 '트레이드 인' 프로그램으로 유명합니다. 쉽게 말해 보상판매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견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고제품은 재판매 혹은 재활용됩니다.
최근 애플은 셀프서비스리페어(Self Service Repair)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직접 수리하고 싶어하는 고객에게 부품, 도구, 매뉴얼을 제공합니다. 교체된 부품들은 재활용을 위해 반환해야합니다.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지난 5년 동안 '친환경적 구매'를 경험했다고 합니다. 기업들이 보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소매업체 10곳 중 6곳이 리커머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고, 40%이상이 향후 5년 이내에 비즈니스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여기에 코로나19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커머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