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표절 사건의 전말…"안테나 담당자의 근무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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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표절 의혹 제기 A 씨가수 유희열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사과했다. 표절을 처음 인지하고 안테나 측에 연락을 취했다고 한 네티즌은 15일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설명하며 안테나 담당자의 근무 태만을 지적했다.
"안테나 유튜브 댓글 올렸지만 숨겼을 것"
"의혹 지적한 이메일도 당시엔 읽지 않은 듯"
네티즌 A 씨는 5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29일 유희열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공식 유튜브에 댓글을 남겼고, 안테나 공식 이메일을 보내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그는 "안테나는 내 이메일을 보긴 했을까. 왜 답신을 주지 않을까 안타까웠다. 그리고 당시 유튜브의 댓글에 누구도 반응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느꼈다. 그래서 체크를 위해 로그아웃을 한 채 다시 댓글을 들어갔더니 내가 쓴 댓글이 보이지 않았다. 알아본 결과 유튜브에서는 운영자가 임의로 '숨기기' 처리가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담당자가 내 댓글을 숨기기 처리한 것 같다는 의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테나 측에 회신을 재차 촉구했으나 끝까지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비교 영상을 게재했고, 사카모토 류이치 사무실 측에 이메일을 보냈다고 했다.
사카모토 류이치 측은 얼마 지나지 않아 "두 곡의 일정 파트가 유사함에 동의한다. 그러나 지금은 법적 대응은 하지 않으려 한다"는 답신했다고.A 씨는 "류이치 사카모토 측으로부터 분명히 유희열의 음악이 표절로 의심된다는 동의를 받았음에도, 류이치 사카모토가 지금으로써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 이상 나도 소리 없이 덮고 싶었다. 당사자가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 사건을 키워서 암 환자인 류이치 사카모토에게 무리를 드리고 싶지 않았고, 유희열의 생활 음악이 음반으로 발매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지난 14일 A 씨는 안테나 측의 공식 입장을 봤다면서 "고의적이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표절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점 하나만으로 충분히 높게 평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치 안테나는 유튜브 댓글 대응에 아무 잘못이 없는데 내가 오해한 것처럼 읽히는 기사가 많이 나 이렇게 진실을 밝히게 됐다"며 "안테나 뮤직은 회사 공식 이메일 담당자와 유튜브 채널 담당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맞다. 당시 담당자가 유희열에게 보고를 잘했다면 나는 유희열 측으로부터 해명 답신을 받았다면 모든 걸 덮지 않았을까"라며 담당자의 근무 태만을 지적했다.아울러 "메일 트랙킹 소스가 포함된 유료 메일을 사용하는데 수신자가 메일을 보면 알림이 온다. 어제 안테나 측에 보낸 세 통의 이메일을 읽었다는 알림이 5개월 만에 왔다. 난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 표절을 한 사람을 제한다면 안테나의 담당 직원들이 제일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지난해 8월부터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문제가 된 '아주 사적인 밤'을 비롯해 여러 음악을 선공개했고, 이달 해당 음악이 담긴 LP를 발매할 예정이었다.
유희열은 안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를 검토한 결과 곡의 유사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난 14일 인정했다.그는 '아주 사적인 밤'을 발표 당시 순수 창작물로 생각해 왔다면서도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실망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카모토 류이치 선생님과 팬 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오랜 팬의 입장에서 현재 선생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유희열은 "유튜브 댓글로 몇 주 전 유사성을 말했지만 안테나의 대응으로 고의 누락했다는 제보 내용은 검토 결과 사실과 다르고 오해가 발생했다"며 "앞으로 더욱 잘 체크하고 살피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