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농성한 '삼성 해고자' 김용희씨 2심서 벌금형 집행유예

삼성에서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355일 동안 서울 강남역 앞에서 고공 농성을 벌인 김용희(63·남) 씨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5-2부(원정숙 정덕수 최병률 부장판사)는 15일 옥외광고물법·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3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김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원심의 양형이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26년 전 해고된 이후 원직 복직 목적으로 집회를 벌여왔고 부당 해고를 알리려 25m 높이의 폐쇄회로(CC)TV 관제탑에 올라가 약 1년 동안 지냈으며 이 과정에서 극심한 경제적 육체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고, 앞으로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김씨는 2019년 6월 10일부터 이듬해 5월 29일까지 서울 강남역 사거리 25m 높이 교통 CCTV 관제탑을 점거하고 탑에 '삼성 해고자 원직 복직'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관제탑에서 내려온 이후인 2020년 10월 19∼20일 두 차례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 앞 왕복 8차로에 텐트를 설치하거나 바닥에 종이상자를 깔고 눕는 등 교통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