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먹는 유전성 비만치료제 美 희귀의약품 추가 지정

1일 1회 복용
LG화학은 유전성 비만 신약후보물질인 ‘LB5464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됐다고 16일 밝혔다.

LB54640은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 결핍증 치료에 대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2020년 9월에는 렙틴 수용체(LEPR) 결핍증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LB54640은 포만감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인 '멜라노코르틴-4 수용체(MC4R)'의 작용 경로를 표적하는 물질이다.

LG화학에 따르면 LB54640은 MC4R의 상위 경로 유전자인 LEPR와 POMC 등에 결함이 있어도 최종적으로 MC4R 단백질에 작용한다. 이를 통해 식욕 억제를 유도하는 기전이다.

FDA는 20만명 미만 유병률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장려 및 지원하기 위해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운영한다. 미국 내 희귀 유전성 비만 환자는 약 12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번 지정으로 LG화학은 신약 승인 이후 7년간 미국 판매 독점권을 갖게 된다. 미국 내 임상시험 비용 지원 및 세금 감면, 개발 관련 상담 지원 등의 혜택도 받는다.

LG화학은 LB54640을 1일 1회 먹는(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주사 치료 중심의 희귀 비만 시장에서 편의성을 높인 경구용 신약으로 차별화된 치료법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LG화학은 유전적 결함이 없는 건강한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LB54640의 미국 임상 1상을 최근 완료했다. 연내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LEPR 또는 POMC 결핍증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2·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이벨류에이트파마는 유전성 비만 치료제 미국 시장이 올해 2800만달러(약 360억원)에서 2028년 8억달러(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