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법인세 인하 가능성에 "엉뚱한 처방…또 흘러간 유행가"

"투자 유인효과 없어…실패한 'MB정책 시즌2·朴정부 전철' 안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6일 대통령실이 법인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고물가·고금리·고유가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엉뚱한 처방을 내린 것"이라며 "그나마 돈을 벌고 있는 재벌과 대기업에 편향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적 위기 상황에 정부 여당이 꺼내는 대책은 규제완화와 법인세 인하다.

흘러간 유행가를 또 틀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법인세 인하로 세수가 줄면 무슨 재원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는 건가. 이명박 정부 때 실현된 법인세 인하도 투자 유인효과가 없었다는 게 통계적으로 확인됐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이 첫 단추부터 완전히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의 '규제 전봇대' 언급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손톱 및 가시' 언급 때와 달라진 게 없다"며 "실패로 끝난 'MB 정책'의 시즌 2를 만들거나, 무능한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기업 감세가 물가를 상승시키는 것 아니냐'는 한 기자의 물음에 "세금을 낮출 경우 경제 효과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쉽게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세금 수준이 객관적으로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관련) 세제를 개편하거나 세 부담을 줄여주는 노력을 하더라도 전달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물가 부담 완화하는 쪽으로 가도록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법인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한편 대법원이 최근 대법관 후보 21명의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윤석열 사단의 핵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법원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초유의 사태에 봉착했다"며 "한 장관이 대법관 추천과 검증 권한을 독식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아직 (정부 출범 초기) '허니문 시기'라고는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정과 상식이 남아있다면 사람의 지배 대신 법의 지배를 통해 통치가 이뤄지는 법치주의의 본령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