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팬의 엇나간 열정…성적 부진에 훈련장 침입해 항의

브라질 프로축구에서 성적 부진에 불만을 품은 팬들이 구단 훈련센터에 침입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6일 로이터 통신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명문 구단 보타포구 서포터들은 15일(현지시간) 오전 구단 훈련센터에 무단으로 침입했다. 이중 항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든 일부 서포터들은 훈련센터의 물리치료실로 난입해 치료를 받던 선수들에게 성적 부진에 대해 따졌다.

이들은 다른 선수들과 코치진이 오후에 훈련센터에 오면 다시 '방문'하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구단의 신고로 현지 경찰이 출동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서포터는 없었으나, 경찰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구단은 전했다.

보타포구 구단은 성명을 내고 "언제든 구단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는 있으나, 이런 식으로 침입해 위협하고 팀에 해를 끼치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타포구는 1950~1960년대 브라질 무대를 호령했던 팀이다. 가힌샤, 마리오 자갈루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그러나 재정 문제를 겪으면서 최근 20년간 3차례나 세리에B(2부 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올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털 팰리스 구단주인 미국인 사업가 존 텍스터가 보타포구를 사들이면서 팬들은 모처럼 '부활'을 기대했다. 하지만 보타포구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승점 12만을 따내며 강등권은 17위로 처져 있다.

팬심은 다시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