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장세에서 담을 만한 '실적 개선 낙폭과대주'는?

Getty Images Bank
코스피지수가 8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하면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커진 낙폭과대주에 대해 분할매수 전략을 가져갈 만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만큼 낙폭 과대주 가운데서도 실적 개선 기대가 훼손되지 않은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의류 OEM 업체 저평가 심화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 271개 중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개월 사이 10% 이상 떨어진 곳은 108개다. 이 중 △1개월 전보다 주가가 하락했고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개월 전보다 5% 이상 상향 조정됐으며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11개다.한 달 사이 저평가가 가장 심화한 종목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한세실업이다. 12개월 선행 PER이 한 달 전 9.7배에서 현재 6.8배로 29.6% 떨어졌다. 이 기간 주가가 22.11% 하락했지만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2% 상향 조정됐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소비 위축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됐지만 높은 수주 성장세는 2~3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환율효과(원화 약세)로 인해 원가 부담이 상당 부분 상쇄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류 OEM 업체인 영원무역도 12개월 선행 PER이 5.0배로 한 달 전(6.4배)보다 크게 빠졌다. 이 기간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2.7% 높아졌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류 OEM 업체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이 가장 높은 영원무역을 최선호주로 꼽는다”고 했다.

IT·반도체株 눈여겨볼 만

정보기술(IT)이나 반도체 업종의 저평가 심화도 두드러졌다. DB하이텍은 12개월 선행 PER이 한 달 전 5.7배에서 4.3배로 내려갔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새 16.0% 상향 조정됐다. 이 회사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44.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주력 제품인 8인치 파운드리의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며 판가 인상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 비에이치 등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 대덕전자는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한 달 전 1505억원에서 현재 2043억원으로 35.8% 급증했다. 작년 영업이익(744억원)과 비교하면 175.4%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 회사가 집중 투자하는 고사양 패키지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가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FC-BGA 매출 비중이 올해 27%에서 2025년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밖에 HMM, 대원제약, 대한항공, SBS 등도 한 달 간 주가는 빠졌지만 실적 추정치는 올라간 기업으로 꼽힌다. HMM의 12개월 선행 PER은 1.7배에 불과하다.이날 DB금융투자도 ‘역사적 밸류에이션 하단에 근접한 기업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진저점(락바텀)에 근접한 종목을 추렸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대형주 중에선 한국금융지주, 현대모비스, 미래에셋증권, 삼성화재 등이 꼽혔다. 롯데정보통신, GS리테일, 제이앤티씨, NHN 등 중형주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