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 한 켤레는 곧 과학…레벨마다 '원픽'은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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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발, 러닝화
발은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이 있다. 달리기를 할 때 어떤 신발을 신느냐에 따라 운동 효과가 달라진다. 잘못된 운동화를 신고 뛰면 속도와 거리 손실은 물론 무릎과 관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어떤 운동화를 선택해야 할까.

러닝화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다. 신발 윗부분 전체를 의미하는 ‘어퍼’, 신발끈 아래 혓바닥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텅’, 아킬레스건 바로 밑에 있는 ‘힐카운터’, 신발 쿠션 중간부를 의미하는 ‘미드솔’, 마지막으로 신발 바닥을 뜻하는 ‘아웃솔’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미드솔로 그 소재에 세계 모든 러닝화 브랜드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러닝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라면

이제 막 발을 내딛기 시작한 초보 러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경험’이다. 첫 러닝의 경험이 만족스러워야 다음날도 현관문을 박차고 나갈 동력이 생기는 법.

초심자들은 먼저 자신의 몸을 알고 러닝을 시작하는 것이 필수다. 본격적으로 뛰기 전 내 발의 상태를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 평발인지 발등이 높은지, 뛸 때 안팎으로 발목이 꺾이지는 않는지, 발볼은 어떤지 등이다.
걱정이 많은 초보들이 러닝화를 구매할 때 전문가들이 고민 없이 추천하는 것이 바로 ‘안정화’다. 달리기 위해 필요한 여러 근육이 발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뛸 때 발을 잘 잡아줄 수 있는 안정적인 운동화를 사야 한다는 것이다.

발목 꺾임, 관절 손상 등 뛰면서 올 수 있는 여러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신발을 선택하면 즐거운 러닝 경험을 쌓아 나갈 수 있다.

자신감이 붙은 '일상 러너'들에게는

5㎞ 이상의 거리를 조깅 속도로 뛰는 중급 러너들. 러닝의 경험이 쌓였고, 스피드의 맛을 느끼기 시작한 이들은 초급자보다 더 다양한 요소를 확인하고 러닝화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안정화 단계를 벗어난 이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운동화는 ‘쿠션화’. 마치 구름을 밟고 뛰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푹신한 운동화는 더 즐겁고 편하게 뛸 수 있게 만든다.러닝으로 인해 자칫 피곤해진 다리 관절에도 쿠션화는 하나의 휴식과 같다. 단순히 푹신함뿐만 아니라 가벼운 신발인가, 바닥의 잡아주는 기능은 좋은가 등 여러 요소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구조상 가장 완벽한 운동화를 고르는 방법은 하나. 미드솔의 단차다.
발바닥 앞쪽의 미드솔 높이와 발꿈치 쪽 미드솔 높이의 단차가 10~12㎜ 정도 되는 러닝화를 고르는 것이 최적이다. 이 높이 차이가 종아리 등에 스트레스가 가장 적게 가해지는 단차라고 알려져 있다.

대회까지 바라본다! '러닝 마니아'라면

단순 일상 러닝에서 끝이 아닌, 먼 거리를 오래 달려야 하는 상급 러너들에게 필요한 운동화는 초·중급용과 완전히 다르다.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무엇보다 가볍고, 반발력이 좋은 ‘레이싱화’가 필요하다. 레이싱화의 구조에는 불필요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 군더더기 없이 러닝할 때 필요한 기본 기능만 갖추면 충분하다.
오랜 기간의 훈련으로 다리 근육이 발달한 프로 러너들은 신체가 나머지 역할을 발휘하기 때문에 운동화의 보조가 필요치 않다. 또한 초·중급자들과 가장 다른 점은 발바닥 앞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꿈치만으로 뛰며 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단차 0~최대 8㎜까지, 거의 평평한 운동화를 신고 필요 없는 부하를 줄인다. 최근에는 추진력을 만들기 위한 반발 장치를 갖춘 운동화도 등장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