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업체, 동물 진단시장으로 눈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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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이어 클리노믹스 가세국내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업체들이 앞다퉈 동물 진단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암·만성질환 등 질병 예측 검사를 제한하는 사람 진단시장에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사람 대상 검사보다 규제 적어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사 클리노믹스는 올 하반기 국내에서 반려견 유전자 검사 서비스 ‘도그노믹스 DTC’를 출시할 예정이다. 보호자가 반려견의 침 속 구강상피세포 등을 스펀지로 채취한 뒤 키트에 동봉해 업체에 보내면 130여 개 품종에서 237개의 유전적 요인을 분석해준다. 반려견의 혈통뿐 아니라 어느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등도 알려준다. 이 서비스를 미국에서 먼저 시작한 클리노믹스는 미국에서만 향후 4년간 100억원 넘는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로젠도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서비스 ‘마이펫진’을 운영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DNA를 분석해 취약한 질병이 무엇인지, 어떤 식단·운동법이 좋은지 등을 추천해준다. EDGC 등 다른 유전자 검사업체들도 동물 유전자 빅데이터를 구축하며 동물 진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진단업체들이 동물 진단시장에 뛰어드는 건 성장 가능성이 크고 규제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동물 유전자 검사는 데이터만 쌓으면 분석이 어렵지 않은 데다 사람에게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질병 관련 진단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국내에선 사람을 대상으로 한 DTC 유전자 검사는 체질량지수 탈모 피부노화 수면습관 등 건강관리 항목에 한정돼 있다. 질병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DTC 검사가 불가능하다. 업체들은 암 심혈관질환 만성질환 등에 대한 유전자 분석 역량을 갖추고도 다이어트와 탈모 등 웰니스 서비스만 운영하는 데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사 항목이 한정돼 있어 ‘킬러 콘텐츠’로 차별화하기가 어려워 시장이 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DTC 유전자 검사 시장은 10억원 규모가 채 안 되는 반면 글로벌 시장은 2028년 7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미국 등 선진국처럼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마크로젠이 진행 중인 실증특례 연구 결과를 보고 중장기적으로 DTC 규제 완화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