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권보호 앞장서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는 디지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40년 넷제로를 선언하고 향후 관련 대응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임직원 보상 제도와 주주 환원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한경ESG] 탐방 노트 - 카카오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 조감도.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국민 SNS 채널이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사업자다. 그런 만큼 디지털 인권 보호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의 첫걸음으로 삼고 있다. 카카오는 국내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원칙’을 발표했으며, ‘카톡 안녕가이드’ 제정을 통해 디지털 약자인 노인과 아동, 청소년을 포함한 모두를 위한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직원·협력사 인권영향 평가 실시

2021년 상반기 인권경영선언문을 제정하고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해 ‘인권보호’라는 경영 방침을 확립했다. 이어 올해는 사업의 특성을 고려한 잠재 인권 리스크를 분석하고 임직원(크루)과 일부 협력사를 대상으로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했다. 특히 올해 제정한 ‘카톡 안녕가이드’는 이용자 안전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과 문제 상황 시 대처 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안내해준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는 지난 4월 2040년 넷제로(net zero) 달성 목표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스코프 1·2 배출량을 40%, 스코프 3 배출량을 17% 감축하는 중기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4월에는 커미트먼트 레터를 통해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권고안에 대한 지지도 선언하는 등 향후 넷제로 목표에 따른 대응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수많은 영세 상공인에게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ESG 공동펀드를 조성하는 데 1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함께 만든 이 펀드는 200억원 규모로 ESG 분야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펀드를 통해 3개 스타트업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는 회사 내부적으로 임직원을 ‘크루(crew)’라 부른다. 카카오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보상 제도를 선보였다. 2021년 5월에는 2506명의 크루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47만2900주를 주었다. 2021년에는 1년 이상 재직한 크루에게 200주, 6개월 이상 1년 미만 재직한 크루에게는 100주를 주었다. 또 2021년부터 3년간 전 직원에게 1인당 최대 600주를 준다는 계획도 발표했다.카카오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정책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올 초 주주환원을 위해 향후 3년 동안 카카오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15~30%를 재원으로 활용해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성장통 딛고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으로 카카오가 펼치는 모든 사업에는 중요한 가치가 하나 있다. 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만의 방식으로 디지털 IT 기술을 접목해보자’는 것이다. 카카오만의 방식으로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동반성장하며 디지털 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국내 5000만 인구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인을 연결하겠다는 꿈으로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채널을 만들어냈다. 이어 계좌번호를 몰라도 돈을 주고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카카오 송금, 페이), 수요를 먼저 파악해 재고를 남기지 않는 주문 제작 방식 판매(카카오메이커스), 택시, 주차, 대리 등 이동을 최적화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려는 수요(모빌리티)에 IT 기술을 덧입혀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만들어왔다. 최근에는 카카오 헬스케어를 설립해 사용자들이 병원을 이용하면서 겪는 각종 불편과 전문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는 미래 사업을 준비 중이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 카카오는 많은 성장과 성과를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통도 겪었다. 또 기존 시스템을 바꾸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과 잡음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기업이 준수해야 할 사회적책임의 무게를 실감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앞서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장뿐 아니라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이 되려는 카카오의 노력에 주목할 시점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