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조부터 김영동까지…창작국악 8인 대표곡 톺아본다

21·22일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창작악단 ‘한국 작곡가 시리즈 1’

김희조‧이강덕‧김영재‧백대웅
이상규‧박범훈‧이해식‧김영동
국악관현악 명곡 엄선해 연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연주 모습. / 국립국악원 제공
창작국악 1세대인 김희조·이강덕부터 국악대중화 선구자인 김영동까지 국악관현악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작곡가 8인의 대표곡을 들려주는 음악회가 열린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21일과 22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여는 기획 공연 ‘한국 작곡가 시리즈1’다.

전통음악계는 서구 공연 문화에 대응하는 방안 중 하나로 ‘국악관현악’이란 형식을 고안하고 발전시켜 왔다. 국립국악원이 1962년 시작한 ‘신국악작곡 공모’는 당시 국악계의 관현악 창작 열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이번 공연에서 공모 선정작 중 현재까지 주요 레퍼토리로 연주되는 명곡들을 엄선해 들려준다. 박상후 창작악단 부지휘자가 연주를 이끈다. 21일 공연은 창작국악의 1세대 작곡가로 꼽히는 김희조(1920~2001)의 ‘합주곡 1번’과 이강덕(1928~2007)의 ‘메나리조 주제에 의한 피리협주곡’으로 문을 연다. 합주곡 1번은 민요, 판소리, 산조 등 민간음악을 바탕으로 작곡한 김희조의 대표작으로 전통음악의 장단을 다양하게 활용한 민속음악의 멋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이강덕의 피리 협주곡은 강원‧경상 지방 민요의 ‘메나리조’에 피리의 산조 가락을 더해 민속악의 다채로운 선율을 전한다. 이종대 피리 명인이 협연한다.

이어 거문고산조 예능 보유자이자 해금 명인인 김영재(75)의 해금협주곡 ‘공수받이’와 국악 이론가인 백대웅의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 협주곡’과 ‘연변목가’를 연주한다. 김정림 민속악단 지도단원이 ‘공수받이’, 김해숙 가야금 명인이 백대웅의 협주곡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22일 공연은 창작국악의 범주와 대중성을 넓힌 작곡자들의 곡들로 꾸며진다. 먼저 KBS국악관현악단 초대 상임 지휘자로 활동한 이상규(1944~2010)의 대금협주곡 ‘대바람소리’와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창단한 박범훈의 ‘춘무’와 25현가야금협주곡 ‘새산조’를 들려준다. 임재원 서울대 명예교수가 대금협주곡, 박혜리나 중앙대 교수가 25현가야금협주곡을 협연한다.전국을 다니며 직접 채집한 다양한 토속민요와 굿음악을 ‘바람’으로 나타내 작곡한 이해식(1943~2020)의 ‘바람의 말’과 다양한 영화와 TV 드라마의 음악을 작곡하며 국악 대중화에 앞장선 김영동(71)의 초기작 ‘단군신화’가 이어진다. 김영동 작품에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가객 김병오와 박진희가 함께한다.

이용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은 “창작국악계 전설로 남은 작곡가들의 피땀 어린 10곡의 작품을 창작악단의 연주와 이 시대 명인들의 협연으로 되살린다”며 “시대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창작 작품을 보다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