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크기 커진 수박, 올해는 다시 작아진다 [박종관의 유통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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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 여름철 과일 장사의 성패는 수박이 좌우한다. 이마트 전국 점포에서 나오는 여름철 수박 매출 규모는 월 평균 100억원이 넘는다. 과일 담당 바이어들이 수박 하나를 파는 데도 소비자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업계에선 올해는 '더 달고, 더 작은' 수박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일이 늘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수박의 크기가 커졌지만 올핸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다시 작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올해는 또 다시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외출이 늘어나면서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이마트의 소형 수박 매출 비중은 13.0%로 전년 대비 6.1%포인트 증가했다. 중대형 수박 매출 비중은 18.6%로 쪼그라들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박은 한 번 사면 며칠을 냉장고에 두고 먹어야 해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적지 않았다"며 "다른 과일처럼 수박도 한 끼에 가볍게 즐기길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과도로 깎아 먹는 '사과 수박'도 인기"라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수박뿐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쌀의 무게도 가벼워지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체 쌀 판매량 중 10㎏ 미만 소용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2019년 같은 기간(23%)에 비해 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0㎏ 이상 대용량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쌀 판매량은 같은 기간 26%에서 22%로 4%포인트 감소했다. 1인 가구 증가뿐 아니라 배달음식과 가정간편식 수요가 늘어 가정 내 쌀 소비량 자체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쌀을 페트병과 캔 등에 담아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마트는 대용량, 편의점은 소용량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1·2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대형마트도 소용량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소형 수박 매출 다시 늘었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전체 수박 중 5㎏ 미만 소형 수박의 매출 비중은 2015년 4.0%에서 2018년 17.6%로 크게 늘었다. 반면 8㎏ 이상 중대형 수박 매출 비중은 53.7%에서 30.5%로 23.2%포인트 급감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무조건 큰 수박을 선호하던 과거와 달리 작은 수박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변화다. 마트 과일 바이어들 사이에선 소형 수박을 찾는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수박 트렌드는 다시 변했다. 지난해 소형 수박 매출 비중은 6.9%로 3년 전에 비해 10.7%포인트 줄었다. 반면 중대형 수박 매출 비중은 37.8%까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3~4인 가족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수박 매출이 다시 늘어난 것이다.이 같은 분위기가 올해는 또 다시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외출이 늘어나면서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이마트의 소형 수박 매출 비중은 13.0%로 전년 대비 6.1%포인트 증가했다. 중대형 수박 매출 비중은 18.6%로 쪼그라들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박은 한 번 사면 며칠을 냉장고에 두고 먹어야 해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적지 않았다"며 "다른 과일처럼 수박도 한 끼에 가볍게 즐기길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과도로 깎아 먹는 '사과 수박'도 인기"라고 말했다.
쌀 무게도 가벼워져
이마트는 소형 수박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자 충남 지역 농업기업과 손잡고 핸드볼만 한 크기의 소형 수박 품종 '까망애플수박'을 개발하기도 했다. 기존 소형 수박은 대형 수박에 비해 당도가 낮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지만 까망애플수박은 당도를 일반 수박 수준인 12브릭스(brix)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100g당 가격은 아직까지 대형 수박에 비해 30~40% 가량 비싼 수준이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커피 프랜차이즈 등에서도 1인 가구를 공략한 수박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에서 내놓은 '수박 도시락'이 대표적이다. 수박을 한입 크기로 썰어 플라스틱 통에 담아 주는 이 제품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입소문을 타먼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마켓컬리에서도 껍질을 벗기고 먹기 좋게 썬 '컷팅 수박'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수박뿐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쌀의 무게도 가벼워지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체 쌀 판매량 중 10㎏ 미만 소용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2019년 같은 기간(23%)에 비해 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0㎏ 이상 대용량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쌀 판매량은 같은 기간 26%에서 22%로 4%포인트 감소했다. 1인 가구 증가뿐 아니라 배달음식과 가정간편식 수요가 늘어 가정 내 쌀 소비량 자체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쌀을 페트병과 캔 등에 담아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형마트는 대용량, 편의점은 소용량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1·2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대형마트도 소용량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