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 조기 개최, 혁신위 힘 빼기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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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22일 이준석 대표 관련 징계 심의 일정을 잡은 것을 두고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윤리위가 이 대표가 주도한 혁신위원회 출범(23일)에 앞서 잡힌 것을 두고 혁신위 힘 빼기의 일환 아니냐는 분석부터 이 대표 징계에 대한 위기론이 대두되기 전에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고 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리위에서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내릴 경우 23일 출범 예정인 혁신위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당내에서 윤리위 조기 개최에 대한 뒷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공천 혁신 등을 내세우며 혁신위 출범을 예고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고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이 추천한 인사로 혁신위를 꾸리고 있다. 혁신위는 오는 23일 최고위의 승인을 받고 출범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혁신위 설치에 대해 갑론을박이 계속돼 왔다. 내후년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공감하지만 시기나 내용, 구성원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특히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견제하기 위한 기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반대 의견이 거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리위 일정이 혁신위 출범 직전인 22일로 잡힌 것에 대해 혁신위 힘 빼기의 일환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위를 주도한 이 대표가 징계를 받게 될 경우 최악의 경우 혁신위 발족이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커지자 급하게 일정을 정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윤리위원들의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22일 윤리위 개최 정족수인 5명이 모이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무리하게 윤리위를 강행했다는 비판으로 인해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