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 “J&J 통해 마이크로니들 입자 화장품 11월 日 출시”

정도현 대표 인터뷰
정도현 라파스 대표 / 사진=이승재 기자
라파스의 미세침(마이크로니들) 입자(파티클)를 담은 크림 화장품이 연내 일본에 출시된다. 연초 존슨앤드존슨(J&J)과 맺은 업무협약에 따른 성과다.

지난 13일 서울 마곡 본사에서 만난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회사의 마이크로니들 파티클 원료가 존슨앤드존슨의 ‘닥터시라보’ 크림 화장품에 탑재돼 오는 11월 일본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림을 피부에 문지르면 까끌까끌한 마이크로니들 입자가 피부를 뚫고 안으로 들어간다. 피부 안에서 녹으면서 함유된 유효 성분을 피부 깊숙이 전달하는 원리다.닥터시라보는 일본의 유명 피부과 의사인 요시노리 시로노 박사가 1999년 설립한 시즈홀딩스의 의료미용(메디컬 코스메틱) 브랜드다. 존슨앤드존슨은 2019년 시즈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닥터시라보도 존슨앤드존슨의 화장품 브랜드가 됐다.

라파스는 올 2월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인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과 연구협약을 맺었다.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입자를 존슨앤드존슨의 크림 화장품에 섞어, 패치보다 넓은 부위에 화장품을 도포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생산에 두 개의 시트를 활용한다. 한 개의 시트에 생분해성 점성물질을 동그랗게 올려놓고 또 다른 시트를 맞붙인 뒤 떼어내는 과정에서 늘어난(인장) 물질의 중간을 절단하고 굳히는 방식이다. 이때 사용되는 시트가 패치 역할을 한다.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 'DEN'. 출처-라파스 홈페이지
지난해 9월 라파스는 한 발 더 나아가 마이크로니들 입자만을 손실없이 채취하는 방법에 대한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블레이드(칼날)로 시트 표면의 마이크로니들 입자를 긁어낸 뒤, 이를 진공흡입기로 빨아들이는 것이다. 존슨앤드존슨과 맺은 협약의 기반이 된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정 대표는 ”오는 9월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파티클 원료가 출고된다”며 “이에 따른 약 1억원의 매출이 올 3분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존슨앤드존슨과의 원료 독점 공급 계약에 ’연매출 30억원 유지’라는 조건이 걸려 있다”며 “내년 매출 미달 시 다른 곳에도 원료 공급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미 관심을 보이고 있는 화장품 회사도 있다고 했다.라파스는 세계 첫 마이크로니들 기반 의약품의 상용화도 앞두고 있다. ‘살리실산’ 성분의 여드름 치료 패치제다.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기존 고객사인 지스티카를 통해 미국에 출시한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이다.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출용 허가를 받아 내년 1~2월에는 현지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선적 물량에 대한 매출은 약 300만달러(39억원)로 예상 중이다.

전문의약품(ETC) 후보군도 여럿 가지고 있다. 개발 단계가 가장 빠른 건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인 ‘DF19001’다. 현재 국내 임상 1상 환자 등록을 마쳤다. 오는 9월 최종 투약 완료 후 연내에는 임상 결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 대표는 2022년 목표 매출인 240억원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203억원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다. 그는 “의약품 개발로 연구개발(R&D) 자금이 계속 투입되고 있지만 매출이 이 비용을 상쇄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률 목표치(8~9%)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