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반짝' 했다가 3거래일 만에 -30%…'무상증자 테마주 주의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의 주가가 널뛰기 하고 있다. 무상증자를 발표하면 주가가 3~10배씩 뛰다가 갑자기 크게 하락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호재를 찾기 쉽지 않은 급락장에서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무상증자로 인해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닌만큼 섣불리 추격 매수에 뛰어들었다가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무상증자 발표 뒤 상한가→급락 반복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공구우먼은 기존 주주에게 주식 1주당 5주의 신주를 무상으로 나눠주겠다고 발표한 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빅사이즈 여성의류 업체인 공구우먼은 지난 3월 상장한 신생 상장사다. 상장 당시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 결과가 좋지 않아 공모가 하단(2만6000~3만1000원)보다도 아래인 2만원으로 상장하는 굴욕을 겪었다. 그러나 상장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무상증자 소식을 발표했다. 발표 약 일주일 전부터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달들어 고점까지 주가는 167.62% 상승했다. 뒤늦게 개미들이 몰리기 시작했지만 상한가 직후 3거래일 간 매물이 쏟아지며 31.75% 하락했다.
최근 무상증자 관련주가 테마주로 인식되면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일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노터스는 기존주주에게 주식 1주당 8주를 나눠주는 무상증자 공시를 하면서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무상증자 발표 전 대비 주가가 약 10배나 뛰었다. 그러나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반복하면서 결국 무상증자 전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씨에스베어링도 무상증자 권리락이 발생한 지난 20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날 9%대 급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조광ILI도 지난 15일 1주당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공시하자 다음날 바로 상한가로 직행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무증 테마주 주의보…추격 매수 지양히야"

무상증자란 기존 주주에게 돈을 받지 않고 주식을 나눠주는 것이다. 무상증자를 통해 기업은 자본금을 늘린다.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해당 기업의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고, 권리락 효과로 인해 한 주당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주식 거래가 더 활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회사가 쌓아놓고 있던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겨 담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회사 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할만 한 대단한 호재는 아닌 셈이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무상증자 관련 테마주에 투자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오후 노터스는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무상증자로 고점을 형성한 지 일주일 새 3분의 1 토막이 났다. 단기 차익을 노리고 뒤늦게 올라탄 투자자는 크게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무상증자 후 주가가 크게 오르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이들 기업에 대해 '무상증자를 이용한 주가 띄우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적지 않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다보니 주가 상승 모멘텀을 위해 무상증자를 재료로 이용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무상증자를 한다고 해서 회사의 본질적 가치가 커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쉽사리 추격 매수를 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