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HMM 지분 5.52% 확보…3대 주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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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회장·계열사 8350억 투입‘인수합병(M&A)의 귀재’로 통하는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그룹 계열사들이 8350억원을 들여 HMM 지분 5.52%를 확보했다. SM그룹은 이번 매입으로 산업은행(지분 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에 이어 HMM 3대 주주에 올랐다. 상당한 자금을 투입한 만큼 단순 투자를 넘어 HMM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넘어 인수 정지작업" 해석
업계 "새우가 고래 삼키려는 격"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M상선과 우 회장을 비롯한 SM그룹 특수관계인 18명은 HMM 지분 5.52%(2699만7916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SM그룹의 HMM 주식 매입금액은 8350억원에 달한다. 주당 평균 매입가는 3만931원이다. 21일 종가(2만6100원)보다 18.5% 높은 가격이다.SM상선이 1647만7790주로 SM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대한상선(235만5221주) SM하이플러스(203만8978주) 우방(109만2315주) STX건설(105만6000주) 등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HMM 주식 매입에 동원됐다. 우 회장도 381억원의 사재를 들여 HMM 주식 128만7300주를 사들였다. 우 회장의 장남인 우기원 우방 전무도 2억원을 투입해 5000주를 매입했다.
SM그룹은 매입 배경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는 물론 주력 계열사 상당수가 매입에 나선 만큼 인수를 배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 회장은 2005년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을 시작으로 경남모직(2006년) 남선알미늄(2007년) 티케이케미칼(2008년) 등을 줄줄이 인수했다. 2013년에는 당시 업계 4위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해운업에 진출했고 2016년 벌크전용선사 삼선로직스(현 대한상선)를 사들였다. 같은 해 한진해운의 미주노선과 자산을 인수해 SM상선을 세웠다. 해운업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HMM 인수까지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M&A업계에서는 “SM의 HMM 인수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날 HMM 시가총액은 12조7639억원에 달했다. 급증한 실적만큼 몸값도 높아졌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지분은 물론 영구채까지 상환하려면 10조원가량이 들어갈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