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대책…巨野, 결자해지 차원에서 입법지원 나서라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세제 지원을 내세운 임대차시장 안정화와 분양가 상한제 개선을 통한 공급 확대 방안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주택대출 완화책이 일부 포함됐다. 세제·금융 개선, 물량 확대, 규제완화 방안이 여럿 담겨 있지만 주택시장 정상화는 아직도 멀다. 지난 정부 5년간 정책이란 미명 아래 ‘부동산 헛발질’이 그만큼 심했고 많았다.

새 정부의 이번 ‘부동산 정상화 과제’에서 먼저 주목되는 것은 전·월세시장 대책이다.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려 받는 ‘상생 임대인’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을 보면 임대인·임차인 모두를 의식하며 주거 안정을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전·월세 보증금과 관련된 지원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시장과 건설업계 요구를 모두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분양가 상한제도 현실에 맞게 개편돼 공급 확대에 도움될 전망이다. 편향된 명분론과 교조적 규제 만능론에 얽매여 역효과투성이 규제 정책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 실수요자 주택금융도 더 활성화해야 한다.어제 발표는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다. 임대차시장만 해도 단순히 전·월세 대책이 아니라 서민용 임대물량을 다양한 형태로 더 건설해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 개선 역시 하나의 과정일 뿐, 재건축·재개발의 무수한 규제를 혁파하지 않으면 필요한 곳의 물량 공급은 요원해진다. 시장 반응을 정밀분석하면서 28차례에 달했던 지난 정부의 오도된 정책 바로잡기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부동산시장 정상화야말로 거대 야당의 정책 협조가 절실하다. 뒤늦은 이번 대책도 법 개정 사항과 정부 차원의 시행령 개정으로 될 사안이 복잡하게 섞여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여당 때 오류를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부터 치면 세 차례 선거에서 확인된 민의도 부동산시장 정상화였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때 자신들이 잘못한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겠다는 다짐도 여러 번 했다. 또 다른 핑곗거리를 찾지 말고 이제 신속한 입법 협조로 책임정치에 나서야 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의 먹구름이 짙어지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크게 주춤한 지금이야말로 부동산시장을 안정궤도에 올릴 호기다. 모처럼 시장친화적으로 잡은 정책에 야당이 어깃장을 놓으면 집값 안정은 물 건너간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반성과 책임의식이 어느 정도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