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SI 공개' 압박에…與 "靑 회의록 보자"

국힘 '서해 피격 TF' 첫 회의
"文, 6시간동안 뭐했나 밝힐 것"

민주당 "월북 아닌 근거 대라"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네 번째)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조사 TF 1차 회의에 앞서 고(故) 이대준 씨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국민의힘이 21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해당 사건을 ‘문재인 정부의 월북 몰이’로 규정하면서 야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필요할 경우 군 당국의 SI(감청 등을 포함한 특별취급정보)를 공개해 진상을 가리자”며 맞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TF 첫 회의를 하고 해수부 공무원이 북한에 잡혀가 피살되기까지 6시간 동안 문재인 정부가 어떤 조치를 했는지 해당 대통령 기록물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TF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해수부 공무원이 북한에 잡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피살되기 전까지) 6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월북 몰이를 포함한 2차 살인 행위의 전 과정과 배경을 샅샅이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여당은 2019년 탈북선원 강제 북송 사건까지 겨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019년 탈북선원 강제 북송 사건 역시 위장 귀순 주장의 근거가 없을뿐더러 (북한에서) 살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 역시 없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전면적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이 사건과 관련해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고 문제 제기를 많이 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해당 사건이 월북이 아닌 근거를 대라”며 역공에 나섰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권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진상조사를 두고 “윤석열 정권이 정치보복과 신색깔론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는다면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이 해당 대통령 기록물 열람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원론적 입장에서 정식으로 요청하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모습이 국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겠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월북’ 판단을 내린 근거인 SI 공개도 쟁점이다. 사건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SI 공개는) 야당에 주장할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단,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여당이 오롯이 져야 한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SI를 공개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부분을 공개하면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SI도 필요하면 열람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민감한 군 정보를 담은 SI 공개가 부담되는 데다 야당이 이를 이용하면서 응수해 대통령기록물 공개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