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개나 먹어" 인종차별 발언자들 처벌로 '사과 편지' 쓰게 해

런던 경찰, 12명 찾아내 신원 특정
20세부터 63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확인
사진=연합뉴스
축구선수 손흥민(30·토트넘)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을 산 사람들이 법적 처벌 대신 사과 편지를 쓰게 됐다.

20일(현지 시각)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런던 경찰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글을 쓴 12명을 찾아내 신원을 특정했으며 그들은 ‘피해 선수에게 사과 편지를 쓰라’는 처분을 받게 됐다. 이번 사건은 법적 처벌이 아닌 ‘공동체 해결 명령’(community resolution)으로 마무리 하게 됐다. 이는 범죄 사실이 크지 않을 때 기소 없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지역 사회에 봉사하도록 하는 등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제도에 따른 결과다.

이들 12명은 20세부터 63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확인됐다. 지난해 4월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대결 전반 33분에 터진 맨유의 에딘손 카바니의 골은 팀 동료 스콧 맥토미니의 패스에서 시작됐는데, 바로 직전 맥토미니는 손흥민과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이후 볼은 패스로 연결됐고 카바니가 골로 연결했따. 그러나 이어진 비디오판독(VAR) 끝에 상황은 반전됐다. 카바니의 득점이 취소된 것이다. 맥토미니가 손흥민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상대의 얼굴을 가격했기 때문이었다. 경기는 3대 1 맨유의 승리로 돌아갔으나 일부 맨유 팬들은 잃어버린 한 골에 대한 분풀이 대상자를 손흥민으로 잡았다. 일부 맨유 팬들은 손흥민의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악성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 중에는 욕설을 비롯해 선을 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다수 포함한 글이 많았다.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가 개고기나 먹어라” “팀에서 눈이 가장 작은 선수” 등의 발언이었다.

결국 경찰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에서 수사를 진행해 12명의 신원을 파악했고 일부를 체포해 조사하기도 했다. 맨유 구단 역시 인종차별 글을 남긴 6명에게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