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경력 치과의사 구청장 김찬진…"클린정치 할 것"

인천 동구청장 당선…"보건의료 정책 개발에 주력"
인천 동구에서 20년 넘게 치과를 운영해온 치과의사 김찬진(56)씨는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인천 동구청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과 함께 전국에서 단둘뿐인 치과의사 출신 자치단체장이다.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대 치의학 박사 과정까지 밟은 김 당선인은 2000년 인천에 처음 자리를 잡았다.

대학 선후배들을 따라 수도권에서 치과 자리를 물색하던 끝에 당시 개발이 이뤄지던 동구 화수화평동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치과를 열었다. 그렇게 해서 인천은 자연스럽게 제2의 고향이 됐다.

김 당선인은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0년 넘게 치과의로 환자를 보다 보니 젊은 사람들은 점차 빠져나가고 어르신들만 남아 있더라"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던 중 안철수 의원과 연이 닿아 처음 정치에 발을 딛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동구치과의사회 회장과 국민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 자문위원을 지내며 지역 기반과 정치 경력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고 한다.

약사와 의사 등 의료인이 다수 포진한 가족들도 "왜 굳이 힘든 정치를 하려 하느냐"고 말렸다.

김 당선인은 "요즘 세태는 안정적인 것, 일명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이지만,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에 참여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정치 입문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직 종사자로서 구태적인 비리에 연루되지 않고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예비후보 등록 기간까지도 치과 운영을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냈다.

장기치료 환자가 많은 치과 특성상 기존 환자들의 진료를 마무리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지였다.

김 당선인은 "이미 임플란트를 심은 환자에게 '저 진료 못 하니 다른 데로 가세요' 할 수 없지 않으냐"며 "예비후보 등록 기간에도 짬을 내 진료를 봤고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은 환자들은 양해를 구하고 다른 곳을 소개해줬다"고 했다.
김 당선인은 전문적인 이력을 살려 노인 인구가 많은 동구의 보건의료 정책 개발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원도심의 낙후된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동구 전체 인구는 최근 5만9천명대로 떨어져 6만명의 벽이 깨졌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4% 이상을 차지해 도시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김 당선인은 "동구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그만큼 복지 사각지대도 많다"며 "어르신들에게 치과 바우처를 제공하고 의약 분야 협회와 협약을 맺는 등 관련 제도 확충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를 늘리려면 교통 여건이 중요한 만큼 인천지하철 3호선을 개통해 동구를 경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고 교육청과 소통해 교육환경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