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테라퓨틱스, 美 이뮤노믹에 대규모 투자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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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모세포종 혁신신약 기대HLB테라퓨틱스의 주도로 HLB의 미국 자회사이자 세포치료 항암백신을 개발 중인 이뮤노믹에 3000만달러(약 389억원) 수준의 투자가 진행된다.
HLB테라퓨틱스는 이뮤노믹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바인딩 텀 시트'(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조건)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투자에는 일부 우호 투자자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설명이다. 이뮤노믹이 교모세포종(GBM) 치료제 'ITI-1000' 임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를 달성하면 본계약으로 이어진다. 이뮤노믹은 '유니트' 플랫폼을 통해 교모세포종 치료제(임상 2상), 메르켈세포암 치료제(임상 1상) 등을 개발하고 있다. 유니트는 리소좀 관련 막단백질(LAMP)에 특정 암에 발현되는 항원을 탑재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이다.
ITI-1000 임상 2상(ATTAC-II)은 미국 듀크대와 플로리다대에서 15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신경종양학회(SNO)에서 발표된 중간 결과, 1명의 환자에게서 완전관해(CR)가 관찰됐다. 참여 환자들이 장기간 생존하고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ITI-1000은 앞서 1·2상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이 38.3개월로 표준치료법 테모졸로마이드의 14개월에 비해 길었다는 것이다. 36.4%의 환자가 60개월 이상 생존했다. 이뮤노믹은 2상 결과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HLB테라퓨틱스의 임상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안과 치료제로 개발 중인 'RGN-259'는 2개의 적응증에 대한 임상이 추진된다. 안구건조증은 오는 10월께 FDA에 프로토콜 특별평가제도(SPA)를 신청할 계획이다. SPA는 개발사가 제출한 임상 계획(프로토콜) 및 통계분석계획을 FDA 측과 미리 협의하는 제도다. FDA가 임상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신경영양성각막염에 대한 임상도 올해 착수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각 6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개의 3상(SEER-2, SEER-3)을 진행해, 환자모집 및 임상 기간을 단축한다는 전략이다. 조만간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계약하고 11월께 환자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2상을 진행 중인 GBM 치료제 'OKN-007'은 다른 기전을 가진 ITI-1000과 병용 임상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OKN-007은 뇌혈관장벽(BBB)을 일시적으로 열어줘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안기홍 HLB테라퓨틱스 대표는 "HLB그룹 바이오 계열사 간 협의를 통해 신약개발 성과를 높이고 재무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신약허가 및 나스닥 상장 기대감이 높은 이뮤노믹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한편, ITI-1000의 조건부 허가를 전제로 기술도입 및 OKN-007과의 병용임상 추진 등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