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 '영끌'로 집 산 매수자에 대출금리 인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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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민생물가안정특별위원회가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한 사람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춰주는 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주담대 금리가 연 7%대까지 치솟으면서 늘어난 이자 부담을 줄여주려는 취지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물가안정특위는 지난 21일 2차 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함께 이같은 안을 논의했다.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한 매수자에 한해 주담대 금리를 낮춰주는 게 골자다. 당정이 대출 요건 완화나 부동산 세금 인하가 아니라 대출금리 인하 카드를 꺼낸 건 이례적이다. 특위에 참여한 한 의원은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만큼 민생 대책 차원으로 대출금리를 낮춰주자는 의견이 오갔다”며 “자문위원 중 한 명이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급등한 주담대 금리와 관련이 깊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를 넘어섰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저금리 시절 낮은 이율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한 사람들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었다. 특히 최근 2~3년 간 이어진 집값 상승세 속에 '패닉 바잉(공황구매)' 바람에 휩쓸려 영끌로 집을 산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부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주택 가격까지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일각에선 2010년대 '하우스푸어' 현상이 재연될 것이란 걱정도 나온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 소비자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며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특위도 민생 대책 차원에서 대출금리 인하 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으로 금리를 어느 정도 인하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보금자리론’ 등의 정책 모기지 상품과 시중은행 상품 중 어떤 상품의 주담대 금리를 낮출지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