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의 발자취 서린 나바위성지, 관광지로 '재탄생'

문화체험관, 100억 들여 2024년까지 건립
전북 익산시 망성면의 나바위성당이 종교문화 관광지로 재탄생한다. 시는 국가사적 318호인 나바위성당에 전시시설과 공연장, 연수시설 등을 갖춘 '나바위 성지 문화체험관'을 건립한다고 22일 밝혔다.

국·도비 40억원을 포함해 총 100억원을 들여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천300㎡ 규모의 전시 시설과 피정, 연수관 시설을 포함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나바위는 김대건 신부가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조선에 첫발을 디딘 포구다.

망성면 화산리 나바위성당(화산천주교회)은 함라면 함라마을에서 충남 강경 방면으로 조금 더 올라간 지점이다.

너럭바위가 화산(華山) 정상에서 강가를 따라 남서쪽으로 펼쳐져 있다. 신부가 된 김대건은 외국인 주교를 비롯한 10여 명의 교우와 함께 작은 목선을 타고 귀국길에 오른다.

상하이를 떠난 지 42일 만에 금강으로 접어들어 나바위 화산 언저리에 닻을 내린다.

1845년 10월 12일 밤이었다.
나바위성당은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를 기념해 1897년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의 베르모렐 신부가 세웠다.

베르모렐 신부는 동학농민운동 당시 몰락한 김여산의 집을 1천 냥에 사들여 성당으로 개조했다.

현재의 성당 건물은 1906년 완공됐다.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아넬 신부와 중국인 인부들이 공사를 맡았다.

그로부터 10년 뒤에는 본당에 종각을 덧붙여 세우면서 건물의 목조 벽체를 벽돌로 교체했다.

나바위성당은 앞에서 보면 별반 특이점이 없다.

하지만 측면과 뒤쪽에서 보면 누구나 감탄사를 터트리게 된다.

고딕 양식의 석조 건축물과 기와 한옥이 결합한 모습이다.

십자가 첨탑 뒤로 팔작지붕이 길게 이어지고, 유리창 밖으로 나무 기둥을 받친 서까래 회랑이 조성돼 있다.

그야말로 한국과 유럽 건축의 절묘한 융합이다.
나바위성당 뒷산 정상에 오르면 김대건 신부 순교비와 망금정(望錦亭)이 나타난다.

망금정은 1915년 베르모렐 신부가 대구교구장 드망즈 주교의 피정(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봄)을 위해 지은 정자이다. 시 관계자는 "한국 천주교회사와 익산 역사에 대한 상징적 역할을 하는 나바위성지가 천주교 성지순례의 필수적 명소로 부각될 것"이라며 "성지문화체험관과 문화재 정비를 마무리해 지역의 대표 종교문화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