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안나가면 이상한 상황"…이재명 전대 출마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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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 당권 도전 기정사실화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기 당 대표 도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내 불출마 요구가 거세지만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의원의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친문(친문재인) 및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등과 대결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李, 김두관에 "세게 도와달라"
'친문' 전해철은 불출마 선언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 측은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쪽으로 사실상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아직 명시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친명계 의원들은 “이제 와서 압박에 못 이겨 전당대회에 안 나간다고 하면 더 이상한 상황”이라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미 ‘하루 세 끼’를 의원들과 함께하며 당내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원조 친노(친노무현)’로 꼽히는 김두관 의원을 만나 “세게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의원의 출마선언이 임박하자 불출마 요구도 점차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민주당 재선의원들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사실상 이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한 친명계 의원은 “전당대회가 열리면 당원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는데 의원들이 나서서 나오라 말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발했다.
전당대회 룰을 정하는 ‘칼자루’를 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오는 8월 2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를 선출하는 일정을 확정했다.다만 차기 지도부를 어떤 형태로 구성할지와 선출 방식 등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전당대회 투표 시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10%, 일반당원 5%로 돼 있는 가중치를 조정할지도 쟁점이다. 당내에서는 권리당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당권에 도전할 출마자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5선 설훈 의원이 지난 17일 출마 의지를 보인 데 이어 3선 정청래 의원도 21일 출마 의사를 나타냈다. 친문계에서는 4선의 홍영표 의원이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86그룹에서는 4선 이인영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에서는 재선의 강병원·강훈식·박주민·전재수 의원 등이 거론된다. 고민정 의원 등 일부 초선들도 출마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편 출마가 유력했던 친문계 3선 전해철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며 “민주당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과제가 활발히 논의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오형주/설지연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