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O가 들려주는 '모차르트 교향곡 45번'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시리즈 5·6
24일과 29일 롯데콘서트홀서
14세에 작곡한 '45번' 등 9편 무대에
피아노협주곡 20번과 9번도 연주

모차르트 마지막 교향곡은 41번 '주피터'
후대 발견된 초기작에 40번대 번호 붙여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KCO) 단원들. /KCO 제공
‘모차르트의 교향곡 45번이 있었나?’
오는 24일과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의 ‘모차르트 교향곡 46 전곡 연주 시리즈 5·6’ 연주 프로그램을 살펴봤다면 이런 궁금증이 들 법하다. 모차르트가 생전 마지막에 작곡한 교향곡이 ‘주피터’란 부제가 붙은 41번 C장조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말이다.

29일 연주목록에 들어 있는 ‘45번 D장조’의 쾨헬번호(K)는 95다. K는 오스트리아 음악학자 루트비히 폰 쾨헬이 모차르트의 모든 음악 작품의 목록을 만들며 연대기 순으로 붙인 번호다. 모차르트의 미완성 유작 ‘레퀴엠 d단조’가 ‘K. 626’, 교향곡 41번이 ‘K. 551’임을 감안하면 ‘45번 D장조’는 모차르트가 어릴 때 작곡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모차르트는 몇 곡의 교향곡을 남겼을까. ‘주피터’를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알고 있다면 총 41곡으로 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후대 학자들이 유고(遺稿)를 정리하고 출간하는 과정에서 새로 발견한 곡이나 모차르트의 작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곡이 있어 모두 50여 곡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연주회장에서나 음반으로나 들을 수 있는 곡은 25번과 35번 ‘하프너’, 36번 ‘린츠’, 38번 ‘프라하’ 등 이름이 붙은 30번대 작품들, 후기 3대 교향곡으로 꼽히는 39번과 40번, 41번 정도다.

2019년 12월 KCO의 창단 55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전곡 연주 시리즈는 평소 접하기 힘든 모차르트의 교향곡들을 실연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한 랄프 고토니가 지휘봉을 잡은 이번 시리즈의 제목에 붙은 ‘46’이란 숫자에서 알 수 있듯이, 모두 46편의 교향곡을 열 차례의 공연을 통해 들려주는 프로젝트다. 김민정 KCO 본부장은 “후대 연구 성과를 반영해 총 46곡을 ‘전곡’으로 들려준다”며 “이번 45번처럼 초기 작품이지만 후대에 재발견·재평가돼 41번 이후의 번호가 붙은 곡들도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KCO의 ‘프로그램 노트’에 따르면 45번은 모차르트가 14세에 작곡했다. 유럽 음악 여행 중에 바흐의 막내아들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와 런던에서 만나 새로운 음악 세계로 발을 내딛는데 시초가 된 작품이다.
시리즈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인 24·29일 공연은 친숙한 ‘인기’ 교향곡과 좀처럼 듣기 어려운 생소한 작품들을 고루 들려준다. 피아노 협주곡을 중간에 한 곡씩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피아니스트 윤아인
24일에는 영화 ‘아마데우스’ 도입부에 흐르던 1악장 선율로 더 유명해진 25번으로 시작해 3악장 형식의 초기 교향곡 5번, 이탈리아의 축제적인 분위기의 26번, 모차르트 특유의 유머러스한 매력이 돋보이는 15번과 섬세하고 자유로운 음악성이 드러난 35번 ‘하프너’를 연주한다. 윤아인이 피아노 협주곡 20번 d단조를 협연한다.
윤아인은 “흔히 알고 있는 모차르트의 맑고 순·수한 음악과는 사뭇 다르게 작곡가의 다양한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다른 이들의 공감을 바라지 않는 ‘내면의 고독한 이야기’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손정범
29일에는 모차르트가 11세 때 작곡한 첫 4악장 교향곡인 6번, 이탈리아 서곡 스타일의 16번, 유럽 여행 경험을 통해 더 새롭고 원숙해진 45번과 ’린츠‘라는 부제가 붙은 36번을 들려준다.
피아노 협주곡은 1777년 모차르트가 21세에 작곡한 9번이 연주된다. 다양한 형식과 스타일이 실험적으로 제시된 작품으로 모차르트 최초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여류 연주자였던 죄놈을 위해 이 곡을 썼기 때문에 ‘죄놈(Jeunehomne)'이란 부제가 붙었다. 2017년 세계적인 권위의 독일 뮌헨 ARD 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손정범이 협연한다.
손정범은 “모차르트 협주곡 중 감정 표현이 가장 짙고 절절한 작품으로 슬픔 속에 기쁨이, 기쁨 속에 슬픔이 느껴진다”며 “20대 초반이었던 작곡가의 실험적인 멜로디 진행과 구도의 사용도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