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공동1위 삼성 피렐라 "삼진 공포? 좋은 공 오면 휘두를 뿐"

타율 0.348로 롯데 이대호와 공동 1위
적극적인 타격에도 삼진 감소…"KBO 투수 익숙해진 덕분"
KBO리그 타율 1위 자리는 자고 일어나면 주인이 바뀔 만큼 치열한 경쟁이 한창이다. 시즌 초반부터 줄곧 타율 1위를 달리던 호세 피렐라(33·삼성 라이온즈)는 6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꺾이며 21일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에게 처음으로 타율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22일에는 피렐라가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타수 무안타, 이대호가 광주 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둘의 타율은 0.348로 동률이 됐다.

피렐라와 이대호 모두 65경기 출장에 253타수 88안타로 기록이 정확하게 같다.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피렐라는 "타이틀을 따기 위해 경기를 뛰는 건 아니지만, 만약 타격왕을 한다면 그만큼 내가 한 일이 팀에 도움이 됐다는 뜻이라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까지 타율 0.400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피렐라는 6월 월간 타율 0.219로 고전하며 시즌 타율도 0.348까지 내려갔다.

작년에도 5월까지 타율 0.352로 활약하다가 6월 타율 0.267, 7월 타율 0.192로 페이스가 꺾였던 그는 올해 역시 여름이 시작되며 고전한다. 주위에서 여름이라 체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피렐라는 "그건 절대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실제로 피렐라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뛸 당시에는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보다 6월(0.706)과 7월(0.754) OPS가 더 높은 선수였다.

피렐라는 "올해 시즌 개막 후 두 달 동안 굉장히 잘 쳐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라며 "지금 조금 안 맞는다고 좌절하는 게 아니라 안 되는 만큼 더 열심히 연습하고 훈련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 시즌 피렐라는 지난해와 비교해 삼진이 눈에 띄게 줄었다.

2021시즌 피렐라는 621타석에서 89개의 삼진(삼진율 14.3%)을 당했는데, 올해는 287타석에서 삼진 31개(삼진율 10.8%)만을 당했다.

리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타자가 삼진율까지 낮춘 덕분에 그만큼 인플레이 타구가 늘어나고, 타율도 함께 올라간 것이다.

피렐라는 "적극적인 타격을 한다고 해서 삼진을 많이 당하는 건 아니다"라며 "상황에 맞게 좋은 공이 들어오면 휘두를 뿐이며, 그만큼 KBO리그 투수들을 알게 돼 삼진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맹활약을 펼친 피렐라의 재계약을 놓고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기도 했다.

평발이라 발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기 때문이다.

2021시즌 피렐라는 좌익수로 37경기, 지명타자로 102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출전한 65경기 가운데 51경기에서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피렐라가 좌익수 자리를 지켜주는 덕분에 삼성은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에도 5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작년 시즌이 끝난 뒤 미국에 돌아가서 가능한 한 발을 안 쓰며 푹 쉰 덕분에 올해는 발바닥 문제가 전혀 없다"며 "구단에서 맞춰준 깔창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제 피렐라에게 천군만마가 찾아온다.

아내 약세니와 딸 아이타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다. 피렐라는 "지금은 멀리 있어서 경기 중에도 가족 생각이 나는데, 여기 온다면 더 잘 쉬고 아이도 볼 수 있어서 힘이 날 것 같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