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 소니 맹추격…'2억 화소' 이미지센서 양산

'최소 크기 픽셀' 아이소셀 HP3
모바일 시장 주도권 확보 나서
삼성전자가 올해 업계에서 제일 작은 픽셀을 탑재한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양산에 들어간다. 미세화 공정을 앞세워 일본 소니가 주도하는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23일 2억 화소 이미지센서인 ‘아이소셀 HP3’(사진)를 공개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 반도체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업계 최소인 0.56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픽셀 2억 개가 들어간다.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픽셀 크기가 12%가량 작아졌다. 픽셀의 덩치가 작아지면서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크기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좌우상하 위상 차이를 이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는 ‘슈퍼 QPD’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초당 30프레임인 8K(가로 7680×세로 4320) 영상, 120프레임인 4K(3840×2160)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스마트폰만으로 영화를 촬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비트 지원으로 색 표현력도 이전 제품 대비 64배 좋아졌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앞세워 고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8.7%의 점유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인 소니와는 15.9%포인트 차이가 난다. 지난해 4분기(24.5%포인트 차)보다는 격차가 축소됐다.최근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은 고화소·초고화소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화질 사진과 영상을 찍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이들이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카메라 성능”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미국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삼성전자의 고화소 이미지센서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플 납품이 성사되면 소니와의 진검승부가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