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20만개 팔더니…'탈모 속앓이' 김희철도 쓴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염색샴푸 시장에 꽂힌 K뷰티
김희철 /사진=JTBC
머리를 감으면 염색되는 '염색 샴푸' 시장이 확 커졌다. 모다모다가 불씨를 지핀 시장에 K뷰티 대기업이 잇따라 참전하면서 관련 시장이 본격 개화기에 접어들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자사 모발관리 브랜드 중 간판급인 '닥터그루트'를 통해 염색샴푸 '블랙리커버'를 출시했다. 지난달 브랜드 '리엔'이 내놓은 염색샴푸 '리엔 물들임'의 판매량이 3주 만에 20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닥터그루트를 통해서도 염색삼푸를 선보였다.탈모 관리를 강조한 브랜드인 만큼 닥터그루트의 신제품은 새치와 탈모 관리를 함께 하는 콘셉트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탈모 사실을 공개한 김희철을 모델로 내세웠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4월 모발관리 브랜드 '려'를 통해 '블랙 샴푸'를 출시한 데 이어 K뷰티 쌍두마차가 염색 샴푸 시장에 모두 뛰어든 셈이다.
사진=한경 DB
가장 먼저 시장을 연 것은 자연 갈변 현상을 콘셉트로 내세운 모다모다샴푸다. 운영사 모다모다는 지난해 6월 미국 펀딩 플랫폼에서 처음으로 샴푸를 출시한 데 이어 같은해 8월 국내에 들여왔다. 이후 국내외에서 약 320만병을 팔아 600억원가량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4개 홈쇼핑과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주력 채널로 두고 판매한다.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다모다샴푸 핵심 성분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rihydroxybenzene·이하 THB)에 대해 잠재적 유전독성이 있고 피부가 민감해지는 증상인 피부감작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국내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가 지난 3월 모다모다 샴푸에 들어간 성분을 화장품 사용 금지 원료로 지정한 식약처에 재검토를 권고하면서 시간을 벌었다. 조만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관으로 추가 위해성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후 시장에 뛰어든 화장품 브랜드들은 모다모다 사태를 의식한 듯 각사 핵심성분이 식약처 허용 성분임을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닥터그루트 신제품에 대해 "큐티클을 열어 그 안에 염모제 성분을 집어넣는 산화염색 방식이 아닌 모발 표면에 영양성분과 컬러만 생체결합시키는 원리"라고 소개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자사 제품에 대해 "식약처 고시 성분 사용은 물론 독자적 기술력으로 두피 자극 및 모발 손상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다른 브랜드들도 앞다퉈 염색 샴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3월에는 로드숍 화장품 토니모리가 모발관리 브랜드 '튠나인'을 통해 염모 기능성 새치 샴푸를 선보였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홈쇼핑 등 채널에서 염색 샴푸를 쏟아내고 있다. 광고 모델 현빈을 내세운 '닥터포헤어' 등 전문 모발 관리 브랜드들도 올해 염색 샴푸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사진=CJ온스타일
이처럼 여러 업체들이 염색 샴푸를 내놓는 것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떄문. 기존 염모제로 염색을 하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자기 관리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MZ(밀레니얼+Z) 세대가 새치 관리에도 관심이 많아 시장 전망이 밝다는 판단이다.

일례로 모발관리 제품의 주요 판매채널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홈쇼핑에선 올해 CJ온스타일과 GS샵에서만 약 130억원어치의 염색 샴푸가 판매됐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의 경우 지난 4월 염색 샴푸 판매량이 전월보다 44% 뛰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아 야외활동을 하는 고객이 늘자 염색샴푸를 찾는 고객도 늘었다. 자사에서 판매 중인 '청담스타일 포레스트 블랙체인지' 염색 샴푸의 5월 주문액은 4월 보다 3배 이상 뛰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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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