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강경호 "아순사오와 붙고 싶어…KO로 잡겠다"

바트게렐 꺾고 UFC 7승째…정찬성과 어깨 나란히
"타격 자신감 생겨…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하고 싶어"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5·팀매드)에게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UFC 275 밴텀급 다나 바트게렐(33·몽골)과의 경기는 큰 전환점이 됐다. 그래플링이 주특기인 강경호는 날카로운 잽으로 상대를 견제하며 타격전을 벌였고, '언더 도그'(약자)라는 전문가 평가를 뒤집고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29-28 29-28 29-28)이라는 결과를 냈다.

UFC 무대에서도 타격전이 통한다는 걸 보여준 한 판이었다.

강경호는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상대 선수가 힘이 좋은 타격가라 그래플링 작전을 준비했는데, 막상 경기해보니 잽 타이밍이 잘 맞아서 타격 위주로 풀어갔다"고 설명했다. 강경호의 승리에 팀매드 양성훈 감독의 족집게 조언도 한몫했다.

강경호는 "상대가 타격을 하고 잠시 멈칫하는 타이밍이 있는데, 그걸 감독님이 잘 파악하셨다"며 "거리를 유지하다가 상대 공격이 들어온 뒤 멈추면 받아치고, 더 깊이 들어오면 태클로 끊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경기로 강경호는 UFC에서만 7승(3패 1무효)째를 거두며 '코리안 좀비' 정찬성(35·7승 4패)과 승수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UFC에서만 거의 10년이 됐는데 이번 대회에 젊은 선수가 많이 나온 걸 보고 '정말 오래 뛰었구나' 싶더라"며 "(한국의) 후배들이 더 많이 도전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경호가 속한 팀매드는 김동현(41)과 최두호(31) 등 한국을 대표하는 UFC 파이터를 여럿 배출한 체육관이다.

최근 UFC가 아시아 선수 발굴을 위해 '로드 투 UFC' 대회를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강경호는 "정한국과 명재욱, 박정민 선수에게 도전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어느 영역이나 마찬가지로, 격투기 역시 재능보다는 끈기가 중요하다.

강경호는 "선수라면 어쩔 수 없이 지는 경기도 있는데, 그때 멘털이 무너지지 않고 성실하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니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이번 바트게렐전으로 강경호는 UFC와 계약이 끝났다.

UFC 사무국은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주는 강경호와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강경호 역시 "UFC와 재계약이 우선"이라며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다행히 큰 부상 없이 바트게렐전을 치른 강경호는 올해 연말 추진이 거론되는 UFC 한국 대회에 무리 없이 나설 수 있다.

그는 "만약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면, 하파엘 아순사오 선수와 붙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냈다.

아순사오(40·브라질)는 오랜 시간 밴텀급 강자로 군림하는 선수로 최근까지 UFC 밴텀급 15위에 머무르다 지금은 내려왔다.

15위까지 집계하는 랭킹 진입이 목표인 강경호는 "만약 아순사오를 잡는다면 다음에는 UFC에서 하위 랭커랑 붙여줄 것"이라며 "그 선수까지 이기면 랭킹에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강경호는 또 하나의 목표도 추가했다.

바로 UFC 무대에서의 첫 KO 승리다.

이제까지 그는 UFC에서 판정으로 4승, 서브미션으로 3승을 따냈다. 최근 바트게렐전으로 타격에 자신감이 붙은 강경호는 "이제는 타격으로 KO를 잡으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내 팬들 앞에서 아순사오를 KO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