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장 "이건희기증관 별도건립, 재검토 기회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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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모 관장 "분산기증 뜻 존중해야…국립근대미술관 건립도 반대"
"10월 지역 순회전서 이건희컬렉션 100점 최초 공개"
"11월 미국 보스턴서 '한국미술주간' 개최…올해는 미술 한류 원년"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이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을 한곳에 모아 별도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한 전 정부의 결정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검토 필요성을 밝혔다.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이 고인의 수집품을 성격 등에 따라 기관별로 분산해서 기증한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범모 관장은 2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새 정부에서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또 11월 미국 보스턴에서 '한국미술주간'을 개최하는 등 올해를 '미술 한류의 원년'이 되도록 교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분산 기증 뜻 존중해야…새 정부, 미술계 비판 경청하겠죠"
지난 2월 임기 3년을 마치고 재임명된 윤 관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4월 구성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문체부는 이 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7월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등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하는 별도의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윤 관장은 이번 인터뷰에서는 "(유족이) 수집품을 기관의 성격에 맞게 일습을 갖춰서 기증했는데 제삼자가 임의로 합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기증자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수집품 가운데 문화재와 고미술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미술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각각 기증했다.
또한 국가 기증 외에도 작가의 연고 등을 고려해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윤 관장은 "새 정부가 언론이나 미술계의 비판을 경청하겠죠"라며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작품만 감상하면 되는 것이지, (이건희 컬렉션의) 수장고가 어디에 있는지는 무의미하다"며 "전문가들과 수장시설이 있는 기존 기관에서 보관, 연구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제일 좋은 방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건희 컬렉션의 근대미술품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근대작품을 모아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하자는 미술계의 요구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는 "기증자의 뜻과 달리 제삼자가 마음대로 쪼개는 것도 안 된다"라며 "이건희 컬렉션과 근대미술관 건립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 올가을 '이건희 컬렉션' 5곳서 동시 전시…"100점 최초 공개"
윤 관장은 올가을에는 전국 5곳에서 '이건희 컬렉션'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를 동시에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에 선보인 작품 50여 점을 포함해 150점을 3개 세트로 나눠 10월부터 부산시립, 경남도립, 광주시립 등 3개 지역 미술관에서 전시한다.
윤 관장은 "애초 순회전을 하려고 했는데 지역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서 3곳에서 동시 진행하는 것으로 바꿨다.
3곳의 전시 모두 작가와 작품 등의 수준이 같도록 안배했다"며 "3개 특별전이 3년간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부터 서울관에서는 이건희컬렉션 가운데 작품 수가 가장 많은 작가인 이중섭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과천관에서도 세계미술명작 전시를 가을에 개막할 예정이다.
윤 관장은 "이번 지역 순회전에는 서울관에 전시하지 않았던 한국근대명작 약 100점이 최초로 공개된다"며 "올가을에는 서울, 과천, 부산, 창원, 광주 등 이건희 컬렉션 감상 전국 투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3∼4시간 대기하는 줄이 생길 정도로 뜨겁게 호응해주셔서 감사하고 송구했다"며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 미술이란 단어가 전국화, 보편화됐다는 점에서 미술계에선 기증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파급효과가 컸다"고 덧붙였다. ◇ "올해는 미술 한류 원년"…11월 미국 보스턴서 '한국미술주간'
윤 관장은 지난 2년은 코로나19로 해외 교류에 제약이 있었지만, 올해부터 교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국 LA카운티뮤지엄에서 9월에 '한국근대미술전'을 개막해 미국에 한국미술을 제대로 소개하는 첫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한국미술 120년사를 정리해 출간한 '한국미술 1900-2020'의 영문판 출간에 맞춰 11월 보스턴에서 다트머스대와 함께 '한국미술주간'을 개최한다.
양국의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학술대회와 각종 부대행사가 열릴 예정으로 윤 관장은 현대 수묵화 거장 박대성 화백과 대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 화백은 미국 순회 개인전의 하나로 11월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에서 전시한다.
윤 관장은 영국 가디언, 미국 포브스 등 해외 언론이 국립현대미술관을 '세계 10대 온라인 미술관'으로 선정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3대 뮤지엄으로 꼽히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맥스 홀라인 관장이 지난주 방문해 근현대 한국미술품 소장을 늘리는 등 한국실을 확장하겠다는 정책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교류전 등을 제안해왔다"며 "앞서 메트로폴리탄은 지난해 10월 개막한 초현실주의 특별전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품 2점 대여를 요청해 출품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당시 변영원(1921∼1988)의 유화 작품 '반공여혼(1952년)'과 임응식(1912∼2001)의 사진 작품 '정물'(1949년)을 이 전시에 출품했다.
윤 장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을 원하는 해외 A급 미술관들이 많다"며 "최근 세계 랭킹 5위 안에 드는 작가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일정 등이 맞지 않아 사양한 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근현대 미술이 한류에 한몫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금 한국 문화는 단군 이래 최절정기에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0월 지역 순회전서 이건희컬렉션 100점 최초 공개"
"11월 미국 보스턴서 '한국미술주간' 개최…올해는 미술 한류 원년"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이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을 한곳에 모아 별도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한 전 정부의 결정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검토 필요성을 밝혔다.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이 고인의 수집품을 성격 등에 따라 기관별로 분산해서 기증한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범모 관장은 2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새 정부에서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또 11월 미국 보스턴에서 '한국미술주간'을 개최하는 등 올해를 '미술 한류의 원년'이 되도록 교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분산 기증 뜻 존중해야…새 정부, 미술계 비판 경청하겠죠"
지난 2월 임기 3년을 마치고 재임명된 윤 관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4월 구성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문체부는 이 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7월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등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하는 별도의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윤 관장은 이번 인터뷰에서는 "(유족이) 수집품을 기관의 성격에 맞게 일습을 갖춰서 기증했는데 제삼자가 임의로 합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기증자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수집품 가운데 문화재와 고미술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미술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각각 기증했다.
또한 국가 기증 외에도 작가의 연고 등을 고려해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윤 관장은 "새 정부가 언론이나 미술계의 비판을 경청하겠죠"라며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작품만 감상하면 되는 것이지, (이건희 컬렉션의) 수장고가 어디에 있는지는 무의미하다"며 "전문가들과 수장시설이 있는 기존 기관에서 보관, 연구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제일 좋은 방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건희 컬렉션의 근대미술품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근대작품을 모아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하자는 미술계의 요구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는 "기증자의 뜻과 달리 제삼자가 마음대로 쪼개는 것도 안 된다"라며 "이건희 컬렉션과 근대미술관 건립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 올가을 '이건희 컬렉션' 5곳서 동시 전시…"100점 최초 공개"
윤 관장은 올가을에는 전국 5곳에서 '이건희 컬렉션'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를 동시에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에 선보인 작품 50여 점을 포함해 150점을 3개 세트로 나눠 10월부터 부산시립, 경남도립, 광주시립 등 3개 지역 미술관에서 전시한다.
윤 관장은 "애초 순회전을 하려고 했는데 지역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서 3곳에서 동시 진행하는 것으로 바꿨다.
3곳의 전시 모두 작가와 작품 등의 수준이 같도록 안배했다"며 "3개 특별전이 3년간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부터 서울관에서는 이건희컬렉션 가운데 작품 수가 가장 많은 작가인 이중섭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과천관에서도 세계미술명작 전시를 가을에 개막할 예정이다.
윤 관장은 "이번 지역 순회전에는 서울관에 전시하지 않았던 한국근대명작 약 100점이 최초로 공개된다"며 "올가을에는 서울, 과천, 부산, 창원, 광주 등 이건희 컬렉션 감상 전국 투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3∼4시간 대기하는 줄이 생길 정도로 뜨겁게 호응해주셔서 감사하고 송구했다"며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 미술이란 단어가 전국화, 보편화됐다는 점에서 미술계에선 기증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파급효과가 컸다"고 덧붙였다. ◇ "올해는 미술 한류 원년"…11월 미국 보스턴서 '한국미술주간'
윤 관장은 지난 2년은 코로나19로 해외 교류에 제약이 있었지만, 올해부터 교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국 LA카운티뮤지엄에서 9월에 '한국근대미술전'을 개막해 미국에 한국미술을 제대로 소개하는 첫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한국미술 120년사를 정리해 출간한 '한국미술 1900-2020'의 영문판 출간에 맞춰 11월 보스턴에서 다트머스대와 함께 '한국미술주간'을 개최한다.
양국의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학술대회와 각종 부대행사가 열릴 예정으로 윤 관장은 현대 수묵화 거장 박대성 화백과 대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 화백은 미국 순회 개인전의 하나로 11월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에서 전시한다.
윤 관장은 영국 가디언, 미국 포브스 등 해외 언론이 국립현대미술관을 '세계 10대 온라인 미술관'으로 선정한 것을 언급하면서 한국 미술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3대 뮤지엄으로 꼽히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맥스 홀라인 관장이 지난주 방문해 근현대 한국미술품 소장을 늘리는 등 한국실을 확장하겠다는 정책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교류전 등을 제안해왔다"며 "앞서 메트로폴리탄은 지난해 10월 개막한 초현실주의 특별전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품 2점 대여를 요청해 출품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당시 변영원(1921∼1988)의 유화 작품 '반공여혼(1952년)'과 임응식(1912∼2001)의 사진 작품 '정물'(1949년)을 이 전시에 출품했다.
윤 장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을 원하는 해외 A급 미술관들이 많다"며 "최근 세계 랭킹 5위 안에 드는 작가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일정 등이 맞지 않아 사양한 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근현대 미술이 한류에 한몫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금 한국 문화는 단군 이래 최절정기에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