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경제, 유권자들의 반란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Daniel Henninger WSJ 칼럼니스트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을 겪은 유권자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집권 2년째, 미국 국민의 약 70%가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놀라운 수치다. 지난 주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은 프랑스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콜롬비아에선 사상 처음으로 무장 게릴라 출신의 좌파 대통령이 나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속한 토리당은 최근 그를 차버리려 했다.

혼란 속에서 잘 알려진 문구가 떠오른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이 문구에서는 통상 ‘경제’를 강조한다. 하지만 필자는 ‘바보’를 강조하고 싶다. 세계인들의 경제에 대한 불만은 압도적으로 한 단어와 연결돼 있다. ‘봉쇄(lockdown)’다. 정체불명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처음 몇 달간은 일반화된 공황의 시기였다. 각국 정부는 공중보건 관료기구가 경제를 장악하도록 내버려뒀다.

롱코비드 앓는 세계 경제

코로나 후유증을 일명 ‘롱코비드’라 한다. 경제도 코로나 탓에 쇠약해졌다. ‘경제의 롱코비드’다. 봉쇄는 세계 시장 경제의 복잡성을 드러냈다. 우리는 지금 시장 경제의 성과와 혜택을 얼마나 당연시해왔는지 깨닫고 있다. 팬데믹 이전 모든 상품의 제조, 구매, 포장, 배송은 불을 켜는 것만큼이나 손쉬웠다. 하지만 복잡한 전력망을 교란하면 불은 꺼진다.

지속적인 포스트 팬데믹 교란은 각국 정부의 선택의 산물이다. 2020년 공공 부문은 민간 부문에 물러나라고 했다. 이듬해 미국, 프랑스, 영국 등 국가에서 팬데믹 봉쇄가 연장되자 세계 경제의 복잡한 연결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물류망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항공사는 직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부품, 노동자를 못 구해 주문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바보’가 됐다.

정부와 민간 경제는 수십 년 동안 불안하게 공존해 왔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민주당의 중도좌파 정치인들은 민간 부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일부 진보적인 논평가들은 수년간 이런 무지-반기업적인 정책-가 중산층 임금 근로자들을 희생시킨다고 우려해왔다. 봉쇄는 이런 노동자들을 죽였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팬데믹의 조직적인 봉쇄 정책이 야기한 혼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경제에 수조달러의 일시적인 소득 지원을 퍼부었지만 이는 효율적으로 흡수되지 않았다. 미국은 파괴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각국 정권 교체로 이어질 듯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체질적으로 강한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 전역에 걸쳐 봉쇄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소규모 기업들은 임금 상승을 견딜 수 없다고 토로한다. 이는 단지 노동부의 고용 자료에 머물지 않는다. 그런 소규모 기업들은 원활한 경제 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은 항공사에 더 많은 서비스 직원을 고용하라고 했다. 직원은 어디에서 구하나.

정치적 반발은 하위 계층에서부터 나온다. 경기침체는 주로 저소득층에 고통을 주고, 이런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면 정권은 교체된다. 미국에서는 올해와 2024년 유권자들의 복수에 힘입어 보수층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은 다섯 단어만 강조하면 된다. ‘We will do the opposite(우리는 민주당과 반대로 할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The Revenge of the Locked-Down Voter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