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NFT 파티가 보여준 '脫중앙화'의 빛과 그늘

최근 침체에도 NFT 열기 여전
성장하려면 '온보딩' 장벽 넘어야

최다은 스타트업부 기자
행사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대체불가능토큰(NFT) 행사인 ‘NFT NYC’ 얘기다. 한 주간 진행된 행사 열기는 뜨거웠다. 수많은 NFT 관련 기업이 홍보 부스를 차렸고 행사장과 파티에는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이들로 넘쳐났다. 맨해튼 곳곳에서 100여 개의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고 밤마다 파티와 만찬이 이어졌다.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지난해 한창이던 ICO(가상화폐공개) 열풍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불황인데 지나치게 많은 플레이어가 들어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하지만 ICO 때와는 두드러지게 다른 점이 있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과 달리 NFT 소유자(홀더)들은 ‘NFT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NFT 하나에 수억원에 이르는 블루칩 NFT 홀더들도 마찬가지였다. 암호화폐 가격 폭락에 따라 NFT 시장 역시 약세장을 겪고 있음에도 “어디 커뮤니티가 요즘 인기다, 어디는 이번에 별로라더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한 NFT 홀더는 “국내에선 NFT가 투자상품이나 마케팅 수단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커뮤니티 기반의 놀이문화에 가까운 형태로 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뉴욕 곳곳에서 벌어지는 NFT 이벤트에서는 커뮤니티마다 소통 방식, 분위기 등 특색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커뮤니티는 팬클럽 성향이 강하고, 어느 곳은 예술가 집단의 성격이 강했다. 이용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커뮤니티를 찾아 즐기고 있었고 어느 커뮤니티가 더 ‘핫’한지 경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NFT는 탈중앙화인 웹3.0 생태계를 지향하며 한발씩 내딛고 있다”고 했다.그럼에도 ‘온보딩(적응)’이라는 장벽이 남는다. NFT를 비롯한 웹3.0 커뮤니티는 SNS인 트위터, 디스코드 등을 통해 그들만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한다. 홀더 파티로 대표되는 그 커뮤니티 기능은 NFT의 강력한 성장 엔진이 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커뮤니티나 프로젝트에 정제된 설명이 없다 보니 불편함을 느끼는 초심자들이 적지 않다. 홀더가 아니면 커뮤니티를 알기 어려운 점도 큰 장애물로 남는다.

앞서 많은 암호화폐가 ‘탈중앙화’를 표방하면서 나왔다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붕괴의 길을 걸었다. NFT가 얼마나 소비자의 일상으로 파고들지는 주류 산업으로의 성장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