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씩씩함 강요하는 세상…'긍정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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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1
이 주의 인생책‘쉬운 삶은 없다. 누구든 자신만의 풍파에 시달린다.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강한 비바람을 맞고 자란 나무가 뿌리를 깊이 내리는 것처럼, 사람도 흔들림을 딛고 성장한다.’ 이렇게 인생을 긍정하고 삶을 격려하는 책이 여럿 출간됐다.
저자는 이런 ‘긍정의 횡포’에 저항한다. 그는 “슬픔을 거부하지 말 것을, 슬픔을 통해 우리는 서로 더욱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다”며 “슬픈 노래를 듣고 나면 마음이 치유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신들의 음악 재생 목록에서 기쁜 노래는 약 175번 듣지만, 슬픈 노래는 800번 정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은 씁쓸한 마음의 상태가 개인과 집단의 고통을 초월할 수 있도록 돕는 고요한 힘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자기 자신의 고통을 인정하지 않으면, 타인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타인에게 고통을 가할 수도 있다”며 “모든 인간이 고통과 상실을 겪고 있거나 겪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러는 불안해져서 결정 내리기를 주저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고 불안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망설이고 있는 동안은 결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즉, 불안은 결정을 내리지 않기 위해 만들어 낸 감각이라고 규정한다.저자는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현실에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그 첫걸음은 남과 다른 나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며 “독창성 있고 색다른 인생을 살아가려면 ‘타인의 기대’나 ‘세상’이라는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